한국IBM-한국HP, 64비트 시스템 논쟁 가열

최근 국내 중대형 컴퓨터시장에서 64비트시스템의 공급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HP와 한국IBM이 서로 상대방의 제품을 두고 「실질적인 64비트 시스템」이 아니라는주장을 제기하고 나서 주목되고 있다.

한국HP와 한국IBM간에 때아닌 64비트 진품논쟁이 벌이지게 된 것은 최근들어 한국IBM이 각종 매체를 통해 자사의 최신 유닉스서버인 「RS/6000-S70」기종만이 실제 64비트시스템이라고 강조한 데서 비롯됐다.

한국IBM은 『이제야 64비트 진품이 나왔군』이라는 제하의 「RS/6000-S70」 광고 문구를 통해 『진정한 64비트 시스템은 하드웨어, 운용체계, 미들웨어 및 애플리케이션까지 모두 64비트체계 시스템으로 구성돼야 진정한 64비트 유닉스 서버』라며 『64비트 서버라고 다 같은 것은 아니다』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문구는 한국IBM의 유닉스 서버만이 진정한 64비트 시스템이고, 경쟁사 제품에 대해서는 「64비트 시스템」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때문에 당연히 경쟁사들의 반발을 야기시켰다. 이같은 한국IBM의 공세에 가장 먼저 발근한 것은 한국HP. 이 회사의 마케팅 관계자는 『한국IBM은 국내에 진출한 유력 외국계 중대형 컴퓨터업체중 가장 늦게 64비트 시스템을 출시했다』고 설명하면서 『후발주자로서의 불리한 세를 만회하기 위해 억지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IBM의 유닉스 서버만이 진정한 64비트 시스템이면 한국IBM보다 앞서 제품을 판매해오고 있는 한국HP, 한국디지탈,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등은 「가짜 64비트 유닉스 서버」로 소비자를 현혹해왔냐』며 한국IBM측에 대해 불만을 터뜨렸다.

한국HP는 한걸음 더 나아가 『한국IBM이 진품 64비트 시스템이라고 강조하고 있는 「RS/6000-S70」기종은 오히려 진정한 64비트 시스템이라기보다는 準 64비트 시스템』이라고 주장했다. 한국HP측의 설명에 따르면 『한국IBM의 「RS/6000-S70」기종의 경우 핵심 구성요소중에 하나인 운용체계(AIX 4.3)가 64비트체계로 설걔된 것이 아니라 32비트체계를 두개 연동시킨 아키텍처 구조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HP 관계자는 『64비트 시스템은 2⁴, 즉 테라바이트(TB) 단위로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비해 32비트시스템은 2³², 즉 4GB 단위로 데이터를 처리한다』고 설명하며 『2³²+2³²이 2⁴이 될 수 없듯이 32비트 커널(Kernel) 두개를 결합시킨 구조의 한국IBM의 운용체계는 64비트 커널을 채택한 운용체계와 근본적인 차이를 나타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국IBM의 한 관계자는 『 한국IBM의 제품은 기존 32비트 운용체계 기반의 응용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는 기존 고객보호 차원에서 운용체계를 설계했다』고 설명하고 『전문기관에 의뢰해 어느 회사 제품이 진정한 64비트 제품인지 가려볼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64비트 시스템이 향후 국내 중대형 컴퓨터시장를 주도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가운데 불거진 한국IBM과 한국HP간 「진품 64비트 시스템」은 논쟁은 국내 중대형 컴퓨터업체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이희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