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RF엔지니어 주가 급등

최근 이동통신기술 발전이 급진전, 국내 관련 부품업체들이 핵심기술의 「아웃소싱」에 경쟁적으로 나서면서 미국, 러시아 등 주요 선진국 RF엔지니어들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이에다가 최근 환율급등의 영향으로 관련업계의 해외 전문인력 유치에 대한 부담이 날로 가중되고 있다.

특히 수년전만해도 국내 통신장비업체들의 의한 단순 수직계열화를 통한 하청업체 수준에 머물던 통신부품업체들이 잇따라 자체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자생력 확보에 열을 올리는 과정에서 핵심 엔지니어 구인처를 해외로 돌림으로써 외국 RF엔지니어 주가 폭등을 부채질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 액티브(능동부품)기술이 강한 미국의 RF부품 엔지니어들의 몸값은 90년대 중반에 비해 50% 이상 상승한 연간 5만~10만달러선에 이르고 있다. 더욱이 대기업에 근무한 경력이 있거나 20년 안팎의 고도 숙련자들은 10만달러를 훨씬 웃도는 연봉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패시브(수동부품)쪽에 강한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 역시 탈냉전과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의 방산기술이 민수용으로 활용되면서 RF엔지니어들이 해외로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수요에 비해 공급은 떨어져 몸값이 계속 수직상승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러시아는 미국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저렴한 상황이다.

해외 RF엔지니어들의 주가가 이처럼 계속 오르고 있는 것은 세계적으로 RF엔지니어들의 절대수가 부족한데다 디지털, 고주파, 다대역화로 대별되는 무선통신기술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후발국가들의 RF전문가 수요가 최근 급증한데 따른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RF기술력이 취약한 우리나라의 경우는 특히 90년대 들어서면서 셀룰러폰, 무선호출, 시티폰, PCS, TRS, WLL, IMT2000으로 이어지는 차세대 무선통신의 잇따른 상용화 및 개발본격화로 수요가 늘어난데다 신규 RF부품업체가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수요를 더욱 부추겨 외국 RF시장에서 프로스프츠계 같은 「코리안 드림」이 형성되고 있다.

국내 RF엔지니어의 저변이 너무 취약한 것도 외국 엔지니어들의 몸값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소 RF부품업체의 한 관계자는 『다른 업종같으면 전기전자공학도라면 6개월정도만 잘 키워도 활용할 수 있지만 RF분야는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로하고 기초 기술과 기능을 겸비해야 하기 때문에 핵심기술자의 경우 국내보다는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외국 엔지니어들을 영입할 경우 기초 기술력의 제고는 물론 영업효과가 큰 것도 해외 엔지니어들의 몸값상승의 주된 이유중 하나라는 지적이 많다. 실제로 최근 IMF한파로 내수침체에 허덕이고 있는 통신부품업체들로선 수출이 유일한 돌파구로 간주되고 있지만 취약한 영업력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외국 엔지니어의 인맥을 활용하면 적지않은 영업효과를 거둘 수가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상황이 이렇다보니 적잖은 후유증도 양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무엇보다 우선 외국 엔지니어들이 능력에 걸맞는 자질평가를 내리기가 어려워 간혹 능력이상의 보수를 챙기는 경우가 적지않다』며 『정보통신분야가 21세기 최고 유망업종으로 부각되는 만큼 정부차원에서 핵심 인프라인 RF엔지니어의 집중 육성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중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