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의 끝자락에 매달린 올 한해 전자·정보통신업계 화두는 뭐니뭐니해도 구조조정이었다. 김대중 대통령 체제는 IMF라는 암울한 터널을 탈출하기 위해 강력한 로켓엔진에 불을 지폈으며 재계가 이에 호응한 결과다. 이로 인해 국내 굴지의 그룹이 재편되고 전자·정보통신업계의 지도는 다시 그려져야 했다. 나라안에서는 이동전화 가입자 수가 유선전화 가입자 수를 압도한 것을 비롯, 인터넷 붐은 거의 모든 업체들을 「인터넷 해바라기」로 만들었다. 또 수많은 벤처그룹이 탄생했고 투자가들은 두려움 없는 베팅으로 화답했다. 나라밖에서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반독점 판정이라는 화살을 피할 수 없었으며 일본 NTT가 분할되고 미국과 유럽 등 유수의 통신사업자들이 인수합병(M &A) 열풍에 휩싸이는 등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한해를 기록했다.
지난 8월 26일 대우그룹 25개 계열사 중 12개사에 대한 전격적인 워크아웃 결정은 국가경제뿐만 아니라 전자·정보통신업계에도 큰 충격을 안겨줬다. 대우의 붕괴로 오래도록 유지돼온 5대그룹체제는 물론 삼성전자·현대전자·LG전자·대우전자 등 국내 전자산업을 주도해온 전자 4사의 한축이 무너졌다. 특히 11월 대우채 환매 시점에서는 일시적인 금융대란으로 이어져 제2의 환란설까지 나오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대우사태는 IMF 이후 회복기에 접어든 경제 전반에 먹구름을 던졌으며 아직까지 한국경제 회복의 최대 부담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