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벤처기업 (327)

 『러시아에서는 목걸이를 선물하면 무엇을 뜻하는지 아세요?』

 『글쎄요. 무슨 뜻이 있습니까?』

 『결혼을 요구할 때 하는 선물이에요.』

 그 말을 듣고 나는 다른 것으로 바꾸고 싶었지만, 그렇게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내가 과장된 몸짓으로 어깨를 추썩거리면서 웃자 그녀가 따라 웃었다.

 우리는 백화점을 나와서 거리를 걸었다. 네바강변에 있는 호텔까지 가려면 한동안 걸어야 했지만, 지나가는 택시도 눈에 띄지 않았고, 달리 타고 갈 교통편이 보이지 않았다. 여자는 걸어가면서 자주 목걸이를 만져보는 눈치였다. 그녀가 매우 흡족해 하는 듯해서 좋았으나 혹시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되기도 하였다. 걸으면서 나는 길 양쪽에 있는 바로크 양식으로 지은 대리석 건물을 바라보았다. 대부분 백년 전의 것으로 보였고, 더러는 보수를 한 흔적이 남아 있으나 그것 역시 오래된 건물이었다. 밤이 깊어가자 거리의 사람들은 줄어들었고, 영화 세트장 같은 길에는 이따금 자동차가 지나갔다. 강다리를 건너 호텔 쪽으로 가다가 강변에 있는 노후해 보이는 옛 군함 앞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여자가 그것을 가리키면서 설명을 했다.

 『이 군함은 지금으로부터 약 70년 전에 레닌이 혁명을 주도할 때 볼셰비키 임시정부로 사용되었던 뱁니다. 혁명을 기념하기 위해 이렇게 전시하고 있죠.』

 『옛날 군함치고는 튼튼하고 크군요.』

 『당시 볼셰비키 정부는 황제의 백군과 대립되어 싸우고 있을 때라서 강과 바다를 오르내리면서 이동을 해야 했어요. 한 곳에 있으면 습격을 받을 가능성 때문에요.』

 우리는 그곳을 지나 가까이 있는 호텔로 들어갔다. 숙소로 올라가기 전에 커피숍에 들러서 차를 마셨다. 여자는 걸치고 있던 코트를 벗어 옆의 의자 위에 놓았다. 스커트자락 사이로 그녀의 하얀 무릎이 드러났다. 그녀의 길고 하얀 목에 호박 목걸이가 걸려 있었는데, 호텔의 샹들리에 불빛에 비쳐 아름답게 빛났다. 여자의 모습이 유난히 예뻐 보이는 것이 심상치 않다.

 『지금 대사관에서 당신이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가요?』

 커피를 마시면서 나타샤가 물었다.

 『나는 기술 용역으로 왔습니다. 주로 컴퓨터와 통신 분야를 연구하지요. 나타샤도 컴퓨터를 공부하지 않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