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대표 조정남)은 지난해 국내 제 3위 이동전화사업자인 신세기통신을 인수, 1300만여 이동전화 가입자를 보유한 이동통신 업계의 거인으로 성장했다.
무서운 파괴력과 시장지배력으로 줄곧 이동전화시장에 화제를 몰고 왔던 SK텔레콤의 이 같은 성장은 올해 정보통신 시장에서도 제일의 시장 변수이자 주목거리다.
SK텔레콤은 지난 해 상반기 743만명이라는 가입자와 1조9000억원의 매출, 4조1000억원의 자산, 1496억원 순이익이라는 경이적인 경영실적을 보였다.
99년 연말 매출액도 4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순이익도 2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가입자수는 011 가입자수만도 1000만명을 넘었다.
올해는 3위 사업자인 신세기통신을 인수, 아직 명확하게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지난해의 두 배 가까운 매출과 자산, 순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중점 사업으로는 차세대 이동통신으로 정보통신업계 최대 이슈인 IMT2000서비스의 상용시스템 개발을 첫번째로 꼽고 있다. 이를 위해 약 1233억원 규모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할 계획이다.
큰 폭의 굴곡이 있었던 지난 99년 SK텔레콤도 많은 변화를 겪었다. 1000만 가입자라는 경이적인 가입자 유치에 성공했고 「스피드011」에 이어 신규 브랜드 「TTL」을 출시, 이동전화업계에 돌풍을 일으켰다.
「TTL」은 PCS에 비해 젊은 가입자가 부족하다는 SK텔레콤의 약점을 일거에 반전시킨 것으로 출시 5개월만에 100만 가입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 주위를 놀라게 했다.
「TTL」의 특기할 점은 단순히 가입자수를 늘리는 데에 그치지 않고 가입 후 사후 서비스와 멤버십으로 하나의 커뮤니티를 형성코자 했다는 것.
「TTL」은 이 같은 마케팅 파격에 힘입어 해외에서도 벤치마크를 하러 찾아오는 SK텔레콤만의 고유 마케팅 비법으로 남았다.
SK텔레콤이 평가하는 99년 국내 이동전화 시장은 가입자 규모나 소비자들의 인식으로 볼 때 이동전화의 대중화를 한 단계 끌어올린 때다.
SK텔레콤은 무선데이터와 무선인터넷으로 대변되는 데이터서비스들도 다수 선보여 데이터 서비스와 정보통신의 대중화에도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2005년까지 「MOVE21」이라는 기업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MOVE21은 세계 일류 종합정보통신 기업이 되고자 하는 SK텔레콤의 사업비전과 21세기를 움직이는 주역으로 거듭나기 위한 구성원의 역동적 의지의 표현이다.
양적으로는 2005년까지 통신 및 정보사업, 해외사업에서 매출 15조원 규모의 세계 20위 종합통신사업자의 위치를 확보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기존 사업부문에서 국내 시장에서의 선도적 위치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면서 신규사업에도 성공적으로 진입, 안정적 성장을 추구하고자 한다.
해외사업부문은 국내에서 확보된 기술력과 마케팅, 이동전화 운영 노하우 등 핵심역량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을 개척, 글로벌 사업자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21세기 통신업계 주요 이슈로 관측되는 통신시장 개방에 대비해서는 대외적으로 생존과 성장을 위한 거대기업간의 M&A와 전략적 제휴에 대비하며 내부적으로는 고객의 욕구 충족을 위한 종합화와 글로벌화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SK텔레콤은 특히 세계적인 적자생존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기로 했다.
현재의 모습을 재점검하고 올바른 비전과 방향을 설정하며 경영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 전략수립, 신세기통신의 사례에서 보여진 M&A와 전략적 제휴, 사업재편 등 과감한 구조조정도 시도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94년 이래 광대역 CDMA 시스템 기술개발에 꾸준히 투자해 왔고 98년에는 384Kbps급 전송속도를 갖는 IMT2000용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시험용비(Testbed)상에서 구현한 바 있다.
지난해부터는 일본 NTT도코모와 핀란드, 노키아 등과도 IMT2000 시스템개발을 공동 추진하고 있다.
SK텔레콤은 IMT2000이 실현되면 소비자들이 이동전화로 전세계적 로밍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으며 상대방의 모습을 보면서 통화하는 영상 이동전화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한다.
무선 인터넷과 고해상도의 원격의료서비스 등도 가능하며 위성을 활용한 도난차량 추적과 위치정보 서비스, 교통정보, 스포츠중계 등 실시간 데이터 전송도 무선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은 이를 토대로 유선을 뛰어넘는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사업 범위는 인터넷 접속, 전자상거래, 게임 등 유선에서 가능한 모든 인터넷 서비스이며 위치정보 서비스와 같은 무선 서비스도 추가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이동전화에서 인터넷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여 국내 최대의 유무선 포털 사업자로 거듭난다는 것이 SK텔레콤의 2000년 사업구상이다.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인터넷 종합금융, 정보유통 및 가공, 초고속 인터넷 사업 등을 포괄적으로 추진, 명실공히 글로벌 인터넷 사업자로서 경쟁력을 갖춰간다는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이동전화 서비스 업체 직원들이 주식으로 많은 돈을 벌었다고 일을 적당히 한다는 지적이 있다. 주당 400만원을 형성하는 SK텔레콤은 이 같은 주변의 시기와 부러움을 더욱 많이 받고 있다.
그러나 SK텔레콤은 주가 상승에 대해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보고 있다.
직원들이 여유 자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일에 대한 강박 관념을 적게 주어 보다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는 바탕이 되며 업무 능률이 높아진다는 생각에서다.
이에 따라 올해에는 지난해보다 주가를 더 높이 띄울 생각도 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일본 NTT처럼 SK텔레콤 주식을 주당 1000만원까지 끌어올린다는 구상을 하고 있기도 하다.
김윤경기자 y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