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포트>움직이는 은행

「오는 고객을 기다리던 시대는 끝났다.」

최근 세계 유수의 은행들이 고객을 찾아가는 움직이는 은행 서비스 계획을 잇달아 발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월초 영국의 울위치(Woolwich)은행은 WAP 이동전화를 이용한 양방향 은행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휴대폰 제조업체인 노키아, 무선통신 서비스 회사인 보다폰과 잇달아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또 홀리팩스(Holifax)은행도 영국 최대의 통신사업자인 BT와 손잡고 WAP와 GPRS를 이용해 움직이는 은행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몇몇 은행들의 이러한 움직임을 은행업계에서는 대 고객서비스 채널의 변화로, 그리고 이동통신 업계에서는 새로운 서비스 매출과 단말기 판매 기회의 확대를 각각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울위치와 홀리팩스은행의 움직이는 은행 서비스는 고객들에게 은행잔고와 거래 상황을 제공하고, 청구서 대금을 입금하거나 계좌간 이체 서비스를 모두 휴대폰을 통해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먼저 울위치은행 서비스는 WAP 기술을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며 현재 노키아의 7110 단말기를 지급받은 100명의 고객들을 대상으로 시범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선택된 고객들은 또 보다폰으로부터 앞으로 1년 동안 이동은행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받는 특전도 누리게 된다.

시험 서비스 참가자들은 정기적으로 휴대폰을 사용해 자신들의 은행계좌에 접속한 후, 자신들의 사용 경험을 은행측에 알려줄 예정이다. 참가자들은 또 기본적인 은행 서비스 외에도 뉴스, 날씨, 스포츠 등 다양한 정보를 이동전화를 통해 접할 수 있다. 울위치은행측은 머지않아 고객들이 WAP 휴대폰을 통해 인터넷에 접속, 구입한 상품 비용을 지불하는 온라인 쇼핑까지 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홀리팩스은행과 BT의 자회사인 BT셀네트의 계획은 분명 진일보한 것이다. 움직이는 은행 서비스에 기반을 둔 WAP와 GPRS 두 가지 모두를 통합한 것이기 때문이다. WAP는 올 상반기 중에 상용서비스를 시작하며 GPRS 방식의 서비스는 오는 9월에 선보일 예정이다. 홀리팩스은행은 휴대폰으로 접속하는 WAP 서비스와 랩톱, 팜톱 그리고 다른 개인 휴대 단말기 등을 이용하는 GPRS는 분명 다르다고 주장한다. 모토로라, 시스코시스템스 등과 각각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는 BT셀네트는 앞으로 영국에서 500명을 대상으로 GPRS 시범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그렇게 되면 영국 최초로 GPRS를 제공하는 회사가 될 것이며 아마도 세계 최초가 될 것이라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움직이는 은행과 무선 전자상거래 도입의 의미는 다양하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 http://www.strategyanalytics.com)사가 지난 1·4분기 동안 미국과 유럽에서 실시한 조사에서 사용자들은 이동 부가가치 서비스보다도 움직이는 은행 서비스에 더 많은 관심을 보여주었다.

△미국 휴대폰 사용자의 15%와 유럽 휴대폰 사용자의 17%가 각각 자신들의 휴대폰을 이용한 은행계좌 조회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에 비해 미국과 유럽의 휴대폰 사용자 6%만이 뉴스와 스포츠같은 실시간 정보 습득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를 놓고 볼 때, 휴대폰을 이용한 부가서비스 중에 움직이는 은행 서비스가 초기 시장 수용성과 성공 가능성 면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서비스가 도입되면 가장 큰 혜택은 은행업계와 무선 사업자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현실적으로 당장은 움직이는 은행 서비스에 따른 추가 수입을 올릴 수 없지만, 네트워크 사용량의 증가와 충성스런 단골고객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즉각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휴대폰 제조업자들은 가입자들이 WAP와 GPRS로 옮겨 감에 따라 단말기 구입 사이클이 단축되는 효과를 톡톡히 경험하게 될 것이다. 움직이는 은행과 이동 전자상거래가 성공적으로 구축되기 위해서는 강력한 업계의 협력이 필요하다. 그림참조

우선 이동 전자상거래의 성공여부는 그림에서처럼 여러 업체들이 잠재적 수익에 대해 확신을 가졌을 때만이 가능하다. 영국의 대형 소매·금융 업체들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금융업체들은 이미 무선 산업계와 여러가지 형태의 전략적 제휴를 통한 새로운 금융 서비스 채널을 확보함으로써 자신들의 금융 서비스를 차별화하는 것에 대해 깊은 믿음을 갖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특히 무선 사업자들의 잠재적 이득은 이미 서류 상으로는 검증을 받은 것 같다. SA사는 오는 2004년이면 무선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가 2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수치는 휴대폰을 통해 거래되는 상품과 서비스를 모두 합친 것이다. 이 가운데 무선통신 사업자가 창출하게 될 직접 매출은 약 4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영국에서 최초로 움직이는 은행의 초기 흐름에 편승한 보다폰과 BT셀네트의 신속한 대응은 무선이동 전자상거래에 대한 무선통신 사업계의 높은 관심을 보여주는 사례로 이해할 수 있다.

휴대폰 업계 입장에서는 초기 진출업체가 갖는 시장 선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WAP라는 기술이 움직이는 은행 구축에 반드시 필요한 조건은 아니지만, 이것이 대중을 상대로 한 시도라는 점에서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이런 점에서 최근 상용제품 개발의 지연에도 불구하고 노키아는 울위치 시범 서비스에서 가져오게 될 긍정적인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