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뉴트렌드> 안경수 한국후지쯔 사장

취임 당시에 비해 매출규모를 4배 이상 성장시켜 국내 IT업계에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경영인인 안경수 한국후지쯔 사장의 경영철학은 「사람중심」이다.

한국후지쯔가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한 배경이 바로 우수한 인력과 이들이 갖고 있는 기술력 및 노하우에서 비롯됐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안 사장은 『한국후지쯔의 저력은 우수한 인재와 협력사에 있다』며 『취임하면서 5년내에 매출 5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장담한 것도 취임전 한국후지쯔를 자세히 살펴본 결과 내린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여년 동안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해오면서도 일본기업 특유의 낮은 이직률이 한국후지쯔 내부에 엄청난 힘을 비축시킬 수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 안 사장이 취임하던 96년 한국후지쯔는 총인원 450명에 70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4년이 지난 지금은 총인원 530명에 3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1인당 생산성이 획기적으로 높아졌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일본기업에 대한 한국사람들의 인식은 상당히 부정적입니다.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수입선다변화제도를 통해 공공연하게 일본산 제품의 수입을 규제하던 상황에서 영업을 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였을 정도입니다. 그러나 한국후지쯔가 일본계 기업으로서는 유일하게 국내 IT업계에 확고한 기반을 뿌리내리고 있는 것은 그만큼 한국후지쯔가 제공하는 솔루션이 국내 고객들에게 적합하고 확실한 서비스를 제공해 왔기 때문일 것입니다.』

한국후지쯔의 탄탄한 인적 구성은 지난해 일본에 직접 소프트웨어개발 및 서비스전문 자회사를 세움으로써 일본 본사로부터 인정받기도 했다.

한국후지쯔의 일본 지사는 후지쯔 본사와 협력해 전산시스템 구축에 나서거나 일본 기업들로부터 개발용역을 의뢰받아 직접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개발에 나서고 있을 정도다.

최근 국내 IT 환경이 급변하면서 안 사장은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개방형 환경으로 전환되면서 상대적으로 일본시스템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인식이 많이 호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기업문화와 비슷한 일본의 전산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한국후지쯔가 그동안 쌓아 놓은 철저한 서비스 이미지는 앞으로 한국후지쯔가 비약적으로 도약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입니다.』

안 사장은 이같은 장점을 살려 앞으로는 중소기업들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e비즈니스환경을 구축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환경이 변했다고 해서 모든 사업을 전개하기보다는 회사의 능력에 맞춰 특화된 분야를 공략하는 게 사업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수익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안 사장은 우수한 인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능력있는 협력업체를 발굴해 국내 중소기업의 전산파트너로서의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가중되고 있는 전문인력 이탈현상에 대해서 한국후지쯔가 초연할 수 있었던 것도 항상 직원들에게 감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안 사장에서 비롯된 것인지 모른다.

『아직까지 일본계 기업에는 종신고용의 개념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여기에 직원들을 중시하는 후지쯔 본사의 경영이념이 한국후지쯔에까지 확산돼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하다는 생각입니다.』

삼성과 대우라는 국내 굴지의 그룹에서 초고속승진의 신화를 남겼던 안 사장은 『인재를 가장 중시하는 국내 기업에서 근무했다는 것이 다른 외국계 IT기업 최고경영자와는 가장 커다란 차이일 것』이라며 『앞으로 국내 IT기업들의 성패는 바로 인력에 의해 좌우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승욱기자 sw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