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기업의 수익성과 재무구조가 내국인 기업에 비해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16일 외국인 지분이 50% 이상인 외국인투자기업과 지분이 50% 미만인 내국인 기업의 지난해 경영성과를 비교·분석해 이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기업의 매출액 경상이익률은 지난 98년(5.2%)보다 2배 이상으로 높아진 11.7%를 기록했으나 내국인 기업은 98년(-4.2%)에 이어 지난해에도 -1.1%를 기록하면서 3년 연속 적자였다. 1000원어치의 물건을 팔아 외국인 기업이 117원의 이익을 거둔데 비해 내국인 기업은 11원의 손해를 본 셈이다.
외국인 투자기업의 수익성이 높아진 것은 지난 98년에 비해 재료비나 인건비, 대손상각비 부담이 줄어든데다 금융비용도 줄였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이 50%를 넘으면서 이 기업이 외국인 투자기업으로 편입돼 외투기업의 수익성을 크게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를 내국인 기업으로 분류할 경우 외투기업의 매출액 경상이익률은 8.1%로 떨어지고 반면에 내국인 기업은 0.5% 흑자를 기록한다.
외투기업의 부채비율은 지난 98년 말 194.4%에서 99년 말 110.4%로 하락해 내국인 기업(230.8%)에 비해 재무구조가 훨씬 건전할뿐 아니라 미국(158.9%), 일본(173.6%) 등 주요 선진국 기업보다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단기채무 상환능력을 나타내는 유동비율은 외국인 투자기업이 97.3%로 내국인 기업의 85.4%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장기성 자금을 자기자본으로 충당하고 있는 정도를 나타내는 고정비율도 외투기업(139.5%)이 내국인 기업(226.5%)보다 크게 낮아 자금운용구조의 안정성면에서도 우위를 기록했다.
외투기업이 국내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출액의 18.5%, 부가가치의 21.2%, 고용인원의 9.7%인 것으로 집계됐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