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IMT2000과 유비통신

「유비통신」은 빠르다.

시골동네의 우물가, 빨래터에서 도는 소문은 삽시간에 한마을에 퍼진다. 장날에는 촌부의 입을 통해 이웃마을까지 확산된다. 이른바 공론화·여론화 과정을 거치게 된다.

회사가 어수선할 때는 「복도통신」이 유행한다. 삼삼오오 짝을 지어 복도에서 커피 한 잔으로 목을 축이면서 「어떻게 된다더라」는 식으로 소문이 퍼진다. 「누구는 이번에 퇴출대상이더라」 「우리 회사는 언제 누구에게 매각된다더라」는 식의 소문이 돈다.

정상적인 언로가 막혀 있을 때 사회에는 유언비어가 퍼진다. 사람의 입과 입을 통해 수식어가 붙고 과장되면서 얼토당토 않은 형태로 비화된다.

남북 정상회담이 진행되면서 우리는 하나의 유언비어가 사라지고 있음을 본다. 어린 시절 북한에 대해 가져왔던 「괴수」 「괴뢰도당」에 대한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다. 한 번도 본적이 없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웃음」도 유언비어가 사라지게 하는 배경이 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우리와 같은 유머를 즐기고 「동방예의지국」을 아는 사람이라는 것 자체도 큰 충격이다.

정보통신업계에는 최근들어 또 하나의 유언비어가 돌고 있다.

IMT2000을 앞두고 사업권 획득에 참여하는 통신사업자 사이에서 갖가지 유언비어가 난무하고 있다.

「정부가 신규사업자의 시장 진출을 배제하고 있다」 「모 기업은 동기식 단일표준으로 방식을 굳혔다」 「A그룹은 사업권 신청에 참여하는 B기업의 사실상 대주주다」는 식의 소문이다.

소문의 출처도 모호하다. 누구일지 짐작이 갈 뿐이다. 유언비어는 「카더라」라는 특유의 언어구조를 갖추고 있다. 전파속도는 IMT2000이 목표로 하는 2Mbps급보다 빠르다.

유언비어 대상이 된 기업은 이를 해명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그러나 악의적인 유언비어의 전송속도를 따라잡지 못한다. 애써 해명을 하지만 완전히 해결될 수는 없다.

정보통신업계는 IMT2000사업권 선정을 위한 첫 단추를 꿰고 있다. 「혼탁, 과열 경쟁을 막자」는 소리도 유독 크다.

반면 유비통신만은 지난 제2이동전화사업자·PCS사업자 선정과정과 너무도 닮아 있다. 이동통신서비스는 진화되는데 사업권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아직도 구태를 벗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보통신부 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