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컴업계 뉴트렌드>4회.끝-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인터넷비즈니스의 모든 지향점은 글로벌화다. 사이버공간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기 때문에 국경도 없고 낮과 밤도 없다. 따라서 특정지역에만 국한될 경우 경쟁에서 버텨내기 어렵다.

그러나 그동안 국내 닷컴비즈니스는 철저한 글로벌화 전략없이 이루어져온 게 사실이다. 대부분 인기에 편승에 아이디어 하나만으로 동승한 경우가 많다.

철저한 글로벌화 전략없이 내수시장에서 우선 성공을 거두고 보자는 식의 닷컴비즈니스는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다. 최대구매 인구가 4500만명이라는 한계는 협소한 내수시장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국내 전통산업이 수출지향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전통산업에 비해 국경조차 없는 닷컴비즈니스가 글로벌화되어야 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없다.

이미 닷컴비즈니스 분야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해외 기업들은 대부분 처음부터 글로벌 지향적이었다. 야후나 라이코스가 대표적인 예다. 최근에 붐이 일고 있는 B2B 분야에서 대부분의 외국업체들은 글로벌 사이트를 표방하고 있다.

협소하나마 내수시장에서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한 국내 닷컴계에서도 글로벌화 바람이 불고 있다.

경쟁력이 의문시되던 솔루션의 해외 수출이 성사되고 비즈니스 모델의 듀플리케이션(해외복제) 등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더욱이 이같은 글로벌화는 특별한 수익없는 닷컴업계의 수익창출에도 당당히 기여하며 일거양득의 효과를 낳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처음부터 글로벌화를 지향하는 모델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국제간 무역중개 사이트인 넷트레이드의 경우 아직 국내 콘텐츠가 없다. 태국·중국·브라질 등 해외 콘텐츠 확보에 주력해왔기 때문이다. 넷트레이드는 애초부터 글로벌비즈니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구매력을 확보할 수 있는 국내 기업들에 우선 전세계 상품정보를 제공하고 향후 해외기업들의 구매력을 담보해냄으로써 명실공히 국제간 상거래를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반대로 월드팁스넷은 외국인들이 즐겨찾는 국내 정보를 콘텐츠로 만들어나가고 있다. 대부분의 포털들이 내국인을 대상으로 삼는 것과는 반대다. 특히 월드팁스넷은 코리아팁스닷넷·US팁스닷넷·재팬팁스닷넷 등 전세계 국가이름을 가진 닷넷 도메인 50여개를 보유하고 있으며 각각의 닷넷에다 외국인들이 필요로 하는 해당국가의 콘텐츠를 심는다는 전략이다.

월드팁스넷은 해외 팁스닷넷의 경우 도메인과 콘텐츠 및 커뮤니티 등을 담아 해당국가 업체에 판매하는 방안도 추진중이다.

국가별 마켓플레이스를 지향하는 EC코리아닷컴도 EC재팬닷컴·ECUS닷컴 등 통일된 도메인과 비즈니스모델을 국가별로 심어나가 이를 네트워크화함으로써 글로벌 사이트로 만들 예정으로 사업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닷컴업체들의 이같은 글로벌비즈니스 모델은 최근 전통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B2B 마켓플레이스와 대비된다. 전통기업들의 마켓플레이스는 다분히 자사 중심이어서 글로벌화에 한계를 노출시키고 있다. 구매력을 무기로 개별기업의 수직적 공급망관리(SCM)를 조금 확장한 정도의 성격을 띠고 있을 뿐이다.

닷컴기업들은 비즈니스 콘셉트에서부터 글로벌화시키는 경향이 뚜렷한 데 반해 전통기업들은 기존 사업의 e비즈니스화에나 적합할 듯한 모델로 생소한 닷컴비즈니스에 너도나도 나서는 실정이다.

『닷컴비즈니스는 그 가능성이 무한하다는 게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기존 사업의 e비즈니스와 닷컴비즈니스는 본질적으로 성격이 다릅니다. 기존 사업의 e비즈니스화는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지만 기존의 틀을 깰 수 없습니다.』

이금룡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회장은 글로벌화는 진입장벽이 없는 닷컴기업이 앞장서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닷컴업체들의 글로벌시장 공략을 앞세워 기존 산업의 글로벌화를 앞당겨 실현하는 윈윈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닷컴산업의 글로벌화를 위해 전세계 한인 네트워크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유성호기자 shy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