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팩코리아(대표 강성욱)와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대표 이상헌)의 서버 전쟁(일명 윈백)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상대방의 서버를 사용하고 있는 기존 고객을 자사 서버를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윈백은 서버업체의 가장 치열한 판매경쟁으로 서버 판매의 백미로 꼽힌다.
『우리 서버가 경쟁사의 제품보다 월등하게 우수하다』는 백 마디 말보다 『경쟁사 고객이 우리회사 제품을 구입했다』는 것이 훨씬 강력한 마케팅 메시지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승리한 쪽은 짜릿한 성취감을 맛볼 수 있으나 반대로 패배한 쪽은 형언할 수 없는 좌절감을 곱씹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서버 업체들은 윈백 공세의 피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컴팩코리아가 소위 「썬번」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서버를 사용하고 있는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한국썬과 전면전을 벌이고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된다.
인텔·마이크로소프트의 강력한 후원 아래 실시된 컴팩코리아의 썬번작전에 대해 한국썬은 그동안 무대응으로 일관해왔다. 하지만 초연한 입장을 견지해온 한국썬이 그동안 참아왔던 인내심에 한계를 느끼고 드디어 칼을 빼들었다.
한국썬의 한 관계자는 『컴팩코리아의 마케팅 공세를 「찻잔 속의 태풍」으로 보았으나 이 회사가 정도를 벗어나는 행태를 보여 정면으로 대응하기로 했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컴팩코리아가 『썬번작전의 노획물(?)』이라면서 한국썬의 서버를 사용해온 네이버컴을 자사 고객으로 유치했다는 내용을 발표하자 더이상 참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대형 유닉스서버 「엔터프라이즈 10000」을 비롯해 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유닉스서버 수백대를 사용해온 네이버컴은 검색서비스 사업 강화차원에서 컴팩코리아의 대형 엔터프라이급 PC서버인 「프로라이언트8000」를 비롯한 140여대의 PC서버를 구매하기로 했다.
사태가 여기에 이르자 한국썬도 그동안 컴팩코리아의 대형 유닉스서버를 비롯해 PC서버를 사용해온 비씨카드를 자사 고객으로 유치했다고 밝혔다.
대형 유닉스서버 「알파서버 8400」을 비롯한 컴팩의 서버로 전산시스템을 구축, 운영해온 비씨카드는 최근 인터넷부문 영업 강화차원에서 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PC서버 30여대를 구매하기로 했다는 것.
한국썬의 한 관계자는 『이로써 컴팩코리아의 공세는 안방이 무너지는 작전에 불과했다』면서 앞으로 지속적으로 컴팩사이트를 공략하는 데 성공한 「윈백」사례를 공개하겠다고 강조했다.
물론 컴팩코리아도 앞으로 3개월 안에 30여개의 윈백 사례를 발표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처럼 한치의 양보도 없이 전개되고 있는 컴팩코리아와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상대방 땅 빼앗기 싸움은 앞으로 계속될 것으로 보여 국내 서버업계는 숨을 죽이면서 전선 확대 여부를 지켜보고 있다. <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