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지난달말, KBS·MBC가 오는 3일 각각 디지털 지상파 시험방송을 개시하고 위성방송이 내년 상반기중에 시험방송에 들어가는 등 방송매체의 디지털화가 속속 가시화되면서 케이블TV의 조기 디지털화도 피할 수 없는 당면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케이블TV는 국내 유료방송 시장을 개척한 선구자이지만 다양하고 우수한 서비스 제공 없이는 디지털 기술을 앞세운 위성방송 등 후발주자와의 경쟁에서 도태될 수도 있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
케이블TV방송사업자(SO)들은 중계유선이 SO로 전환되고 소유구조 완화에 따라 거대 MSO 및 MSP들이 등장하는 등 빠르게 재편되는 케이블 시장 환경에도 적응해야 한다.
또 현재의 전송망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다채널을 수용하기 위해 망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디지털 케이블TV는 케이블업계가 가장 시급하게 선결해야 할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디지털 케이블TV는 다채널 수용이 가능하다는 기본특징 외에도 고화질을 제공하고 데이터 방송을 용이하게 하는 등 많은 장점이 있다.
기존 아날로그 방송에서는 각 SO에서 가입자까지 전송되는 과정에서 신호가 왜곡돼 화질이 다소 떨어지게 되나 디지털 전송은 전송선로상에서의 왜곡이 화질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아 가정에서도 방송국에서 느낄 수 있는 고화질을 그대로 재현할 수 있으며 증권·날씨·뉴스정보·게임프로그램 등을 데이터 방송을 통해 쉽게 전송할 수 있다.
특히 타매체와 차별화되는 디지털 케이블TV만의 가장 큰 장점은 가입자와 SO가 각각 케이블TV 헤드엔드로 데이터를 보낼 수 있어 양방향 서비스 도입이 실현된다는 점이다.
이로써 가입자는 가정에서 세트톱박스를 통해 홈쇼핑, 홈뱅킹, 각종 예약 및 예매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특정 시간대에 방송되는 영화를 선택해 시청하고 이에 대해 편당 요금을 지불하는 PPV(Pay Per View)서비스. VOD서비스, 케이블망을 통한 전화서비스 등도 구현될 전망이다.
가입자 입장에서는 그동안 목말랐던 다채널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는 동시에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받을 기회를 얻는 것이다.
정보통신부는 9월까지 디지털 케이블TV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고 올해안에 표준방식을 확정키로 했으며 세부 추진계획도 조기에 마무리짓고 내년에 시험방송을 거쳐 2002년께는 본방송에 돌입한다는 추진일정을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작업은 지난 4월부터 정통부 주관으로 운영중인 「디지털유선방송추진반」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유선방송관련협회·가전3사·연구기관·학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추진반은 미국방식인 오픈케이블TV 방식과 유럽방식인 DVB-C 방식 중에서 표준방식을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표준 선정과 관련해서 정통부는 산하 케이블랩에서 오픈케이블 방식을 꾸준히 연구해왔으며 이 방식의 장점을 부각시키는 등 미국방식에 힘을 실어주고 있으나 기술업계 일부에서는 DVB-C 방식의 우수성을 들어 정통부의 입장에 반발하고 있어 이에 대한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또 디지털 케이블TV의 도입을 위해서는 몇 가지 선결 과제가 꼽힌다.
우선 케이블TV망 중 일부는 450㎒ 대역폭에 머물고 있으며 이는 기존 아날로그 방송과 디지털 방송을 병행하기에는 부족한 용량이다. 이를 750㎒ 대역폭 수준의 망으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성능개선 투자가 필요하다.
또 디지털 케이블TV의 장점인 양방향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도입하기 위해서는 여러 사업자가 사용하고 있는 상향 주파수 대역에서 디지털 케이블TV를 위한 특정 영역을 할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강조한다.
디지털 위성방송과의 상호공생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위성방송이 광역성을 내세워 경쟁적으로 케이블TV 가입자를 빼앗아가는 데만 혈안이 된다면 전체 방송시장 발전에는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다.
디지털 케이블TV는 유선이라는 특성상 신속한 양방향 서비스 실현과 고품질 채널 제공이라는 장점을 살려야 한다.
최근 케이블TV 업계에서는 디지털 케이블TV를 조기에 정착시키고 이를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디지털미디어센터(DMC:Digital Media Center) 설립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DMC는 투자능력이 있는 SO들로부터 디지털화를 조기에 완성하고 각 SO들이 초기 디지털화 전환비용을 최소화해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목표 아래 MSO들을 중심으로 거론돼왔다.
이는 서울과 주요 광역시의 시스템을 4, 5개의 권역으로 묶어 각 PP들이 보낸 프로그램들을 SO들에게 송출해주고 네트워크 운영 및 관리, 공용 채널의 인코딩 작업 등을 담당하게 된다.
SO디지털화추진위원회는 참여의사가 있는 MSO를 중심으로 우선 9월까지 DMC 구축 및 운영을 위한 전국 SO연합 형태의 컨소시엄을 구성할 계획이다.
DMC 설립에 대해 일부 SO들은 컨소시엄 참여 지분율이나 DMC의 명확한 업무영역 등 각 SO들을 적극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세부방안들을 마련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방 SO들도 참여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해주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향후 어떻게 의견조율이 이루어질 것인가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