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B지불결제 시장 꿈틀

「차세대 기업간(B2B) 전자상거래(EC) 시장의 테마」

B2B 지불결제시장을 바라보는 업계의 공통된 인식이다. 지불결제가 e마켓플레이스를 필두로 한 B2B를 반쪽자리 온라인 환경에서 완벽한 EC환경으로 진화시킬 수 있는 핵심 솔루션인 것은 물론 그 자체로서도 엄청난 시장잠재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SK글로벌·조흥은행 등과 공동 합작법인 설립을 선언한 트레이드카드에 이어 삼성그룹과 연계한 비자카드가 B2B 결제시장 공략을 수면위로 부상시킴으로써 연말경이면 국내외 기업간 시장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여기다 최근 산업자원부가 금융결제원 등 국내 관련 업계와 공동 B2B 지불결제플랫폼(KEPS) 구축을 선언, 지불결제는 차세대 B2B시장의 새로운 현안으로 급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고조되는 기대감 =마켓플레이스가 종전 굴뚝산업의 생존전략을 B2B EC로 돌려 놓았다면 지불결제는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핵심기반작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각별하다. 올 들어 국내에서만 200개 가까운 e마켓플레이스가 생겨날 만큼 B2B시장을 향한 업계의 움직임에 속도가 붙고 있지만, 실거래가 발생하는 경우는 일부에 불과한 실정이다. 특히 실제 거래가 일어나는 일부 마켓플레이스마저도 지불결제는 어음결제 등 수작업·대면거래에 의존하는 형편이어서 여전히 업무 비효율성·불투명성을 안고 있다.

여기다 지불결제 그 자체로서도 시장잠재력을 엿보게 한다. 주로 소액결제에 제한된 기업대소비자간(B2C) 거래와 달리 거액결제를 근간으로 한 B2B환경에서는 저율의 수수료로도 엄청난 이윤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종전 부가가치통신망(VAN) 환경이 인터넷으로 진화하면서, 저렴한 통신비용에 광범위한 네트워크 운용이 가능해 이같은 기대에 현실감을 더하고 있다.

◇시장전망 =비자카드와 국내 업계의 행보는 특히 관심을 끈다. 국제 신용카드 브랜드인 비자카드는 전 세계 2만2500여곳의 지역 네트워크 센터를 활용, 인터넷 기반의 결제서비스 전문회사로의 탈바꿈을 선언한 바 있다. V첵(Cheq)·V트레이드(Trade)는 이같은 전략의 산물로 삼성 e마켓플레이스와 주요 은행권이 공동 참여함으로써 무게가 실리고 있다. V첵은 주로 10만달러 안팎의 국제 송금거래에 적용할 결제솔루션으로 삼성물산 마켓플레이스와 시범사업을 준비중이다. V첵은 JP모건·GIC 등 다국적 금융사가 공동 출자,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현재 제일·외환·신한은행 등이 참여의사를 밝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V트레이드는 비자 본사와 앤더슨컨설팅이 공동 설립한 다국적 기업으로 신용장 개설 등 주로 수백만달러 규모의 무역거래 지불결제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앤더슨컨설팅은 이미 삼성카드와 공동 법인설립에 관한 의견을 깊숙이 논의해왔던 것으로 알려져 지불결제시장을 겨냥한 삼성그룹의 행보도 관심을 끈다.

지난 7월 국내 법인 설립을 선언한 트레이드카드는 유사한 솔루션과 비즈니스모델로 B2B지불결제 시장진입을 시도중이다. 그러나 트레이드카드 본사의 글로벌 네트워크 규모와 SK글로벌·조흥은행 등 국내 참여사와의 사업진척도를 감안할 때 아직은 시장파급력이 미미한 수준이다. 산자부와 금융결제원이 추진중인 B2B 공동결제시스템 KEPS도 광범위한 국내 기업들의 유도를 견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소 시기가 늦더라도 적지 않은 영향력이 예상된다.

◇명암 =B2B지불결제 시장이 당장 낙관적인 전망을 낳기엔 불투명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한빛은행 김종완 e커머스센터장은 『거래금액이 큰 만큼 금융기관으로서는 수수료 없이 예금보유만으로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면서 『국내 기업만의 B2B거래에서는 수수료 수입을 장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제도적인 측면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특히 민간의 움직임은 물론, 산자부의 KEPS도 어음을 대체하는 새로운 결제수단의 도입과 직결된 문제여서 재경부 등 정책당국의 판단에 따라 제동이 걸릴 수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에서는 전자결제수단과 관련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 제시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