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의 땅으로 가는 e비즈니스>2회-미(美) GE, GM, 월풀

지난 99년 3월, 유명한 경제잡지인 비즈니스 위크지에는 아주 재미있는 기사가 실렸다. 한 제지 회사의 말단사원이 그 회사 CEO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되어 있는 이 글의 제목은 「모든 CEO들이 인터넷 비즈니스와 관련하여 반드시 알아야 할 것」으로 『비록 전형적인 오프라인 기업인 제지 회사지만 지금 인터넷을 시작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라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는 편지였다.

당시만 하더라도 이 기사는 꽤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될 정도로 상당히 신선한 충격이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진 것 같다. 최근엔 온라인화된 기존 오프라인 기업을 표현하는 「클릭 앤 모르타르(Click and Mortar)」라는 표현이 일상적인 용어로 받아들여질 정도로, 많은 기존 오프라인 기업들이 「황금을 찾아」 온라인으로 향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의 경우, 우리 나라보다 조금 빠른 지난 90년대 후반부터 많은 전통적인 대기업들이 인터넷에 진출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 결과 온라인에 진출한 오프라인 기업의 다양한 성공·실패 사례들을 찾아 볼 수 있는데 이번에는 여러 사례들 중에서 GE와 GM 그리고 월풀을 비교해 봄으로써 오프라인기업들의 온라인 진출이 진정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이 필요한 지를 살펴보았다.

전세계 12개의 사업부에서 매년 80억달러 가까운 매출을 올리고 있는 세계적인 대기업 GE(General Electric)의 계열사인 GE조명은 지난 96년 「새로운 개념의 구매 시스템」을 도입하였는데, 그것의 명칭은 「TPN」 이었다.

TPN( http://www.tpn.geis.com)은 Trading Process Network의 약자로서, 기존의 EDI구매시스템을 대체하기 위해 개발된 「웹 기반 구매 시스템」이다. 즉, GE조명에 부품을 공급하고자 하는 업체들이 인터넷에 접속하여 입찰을 할 수 있게끔 한 것이다.

비록 구매시스템이라는 것은 인터넷을 적용할 수 있는 여러 아이템들 중 하나에 불과하지만, TPN이 GE조명이라는 거대한 회사에 미친 파급효과는 예상보다 훨씬 강력했다. 우선 TPN은 구매기간을 기존의 2∼3주에서 1주일(7일)로 단축시키는 동시에, 구매 비용을 약 10∼15% 정도 감소시켰다. 또한 인터넷의 개방성은 기존에는 GE라는 대기업에 감히 도전하지 못했던 중소기업들의 참여를 촉진시켜 보다 많은 공급업체들이 입찰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고 그 결과 참여업체들 간의 경쟁은 보다 치열해져 GE는 더 싸게 좋은 부품을 공급 받을 수 있었다. TPN은 또한 GE조명의 전사적 자원관리시스템(ERP)과도 바로 연결되었다. 그렇게 해서 부품 구매와 생산이 아주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었으며, 생산 효율성 향상과 경쟁력 강화라는 효과도 함께 얻을 수 있었다.

이렇듯 큰 성공을 일구어낼 수 있었던 GETPN은 오늘날 GE의 또 다른 계열사 중 하나인 GEIS(GE정보시스템)의 한 사업부로 확대되었으며, 그 적용범위가 전 계열사로 확대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GE는 TPN 서비스를 다른 기업에도 판매하여 TPN 자체에서도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으며, 이를 위해 GE는 얼마 전 토머스 퍼블리싱(Thomas Publishing)사와 함께 TPN Register라는 조인트 벤처기업도 만들어 놓은 상태다.

GE가 GE조명이라는 한 계열사를 통해 인터넷에 발을 들이고, 이를 차츰 전사적으로 확장해 나가는 방식을 사용했다고 한다면 지난해 말 eGM이라고 하는 새로운 사업부를 통해 인터넷에 대한 공격적 투자를 감행하고 있는 GM은 처음부터 전사적으로 인터넷을 전파하는 전략을 추진중이다. 현재 eGM이 추구하는 인터넷 사업의 방향은 매우 광범위하다. GETPN은 「입찰」이라고 하는 부분만 인터넷을 도입하는 전략을 취했지만 eGM은 B2C 측면에서의 고객과의 관계, B2B측면에서의 공급자나 딜러와의 관계 등 자동차 생산·판매와 관련된 모든 과정을 인터넷화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말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진 eGM에 대해 전문가들의 평가는 현재까지 매우 긍정적이다. 그 결과 포드(Ford) 등 경쟁업체들이 크게 자극받고 있는 상태이며 최근 이들 업체의 인터넷 사업 참여도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상태다.

이상의 GE와 GM은 매우 성공적으로 인터넷 분야에 진입했지만 유명가전업체인 월풀의 경우 최근 인터넷 시장에서 쓴 맛을 보아야 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 등과 같이 공동투자하여 설립한 가전제품 비교판매사이트인 브랜드와이즈(brandwise.com)가 몰락 직전에 있기 때문이다. 물론 궁극적인 패망 원인은 「과다한 마케팅 비용 지출」로 분석되고 있지만 사실상 가격비교라는 비즈니스 모델로 인해 「월풀」의 강점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 점 역시 중요한 실패요인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앞서 소개한 GE와 GM의 경우 자사의 「업무 프로세스 혁신」이라는 명확한 목적을 갖고 인터넷 시장에 뛰어든 반면, 월풀은 새로운 사업기회에 투자를 하는 형식으로 인터넷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앞서 설명한 바와 같다. 최근 몇몇 국내의 대기업들이 「엄청난 자본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견하는데 주력하고 있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그러나 진정 강력한 임팩트를 지닌 사업기회는 밖이 아니라 안에 있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