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유명 방송채널 국내 송출 위험수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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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위성방송업체들이 허술한 법망을 피해 외국 유명 방송 채널을 무차별적으로 국내에 송출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위성방송업체인 KTB는 외국 방송 채널을 재편집할 수 없도록 한 방송법 규정에도 불구하고 제3국에서 외국 프로그램을 자막처리하는 등 재편집해 위성을 통해 국내 케이블TV방송국(SO), 중계유선방송 등에 송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CSTV 등 일부 위성방송 업체들도 홍콩 등 제3국에서 CNN·내셔널지오그래픽·ESPN 등 외국 유명 방송 프로그램을 자막 처리해 국내에 송출할 계획이어서 외국 방송 채널의 국내 진출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현행 방송법에서는 국내에서 외국 방송 채널을 편집할 수 없도록 했을 뿐 외국에서 편집한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제재를 가할 수 없는 허점을 안고 있다.

위성사업자인 KBT(대표 김준원)는 지난 2월 내셔널지오그래픽과 국내 채널 운영 계약을 맺고 자회사인 지오썬(대표 서한석)을 설립해 중계유선방송사를 위주로 24시간 내셔널지오그래픽 프로그램을 방영하고 있다.

KBT는 방송법상 국내에서 외국방송을 전송받아 자막처리 등 편집을 가하는 것이 금지돼 있어 이를 피해가기 위해 내셔널지오그래픽 홍콩 지사에서 자막 삽입이 완료된 프로그램을 아시아샛위성을 통해 받는 형태로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CNN인터내셔널과 국내 프로그램 공급 계약을 체결한 CSTV(대표 김연호)도 유사한 방식으로 한글 자막 방송을 하는 것을 검토중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CNN과 계약하기 전에 방송위에 자막방송 가능 여부 등에 대해 질의를 했으나 답변이 없었다』며 『계약사인 터너인터내셔널의 홍콩지사에서 자막 처리된 프로그램을 받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씨앤앰커뮤니케이션의 자회사인 서울미디어원(대표 김광)은 유명 스포츠 채널인 ESPN의 국내 공급을 위해 접촉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NHK·디스커버리·스타TV 등이 국내 업체와 물밑 교섭을 벌이는 등 외국방송의 국내 진출이 급증할 전망이다.

이에 대해 프로그램공급(PP)업체들은 『외국 채널의 편법 방송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유명 외국 채널들이 무분별하게 국내에 진출하게 될 것』이라며 『국내 PP는 까다로운 규제를 받으면서 방송발전기금까지 납부하고 있는데 외국 PP들은 이러한 부담없이 무임승차하는 것 아니냐』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방송위원회 행정2부 관계자는 『CNN의 국내 진출을 계기로 외국방송 승인에 대한 세부규정을 조기에 검토하기로 했다』며 『단순히 승인 자체뿐 아니라 해외 채널이 사회적·문화적으로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해 꼼꼼히 규정을 만들 것』이라고만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