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기업의 e비즈니스란 결국 해당 기업의 전체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합니다. 꼬집어 말하자면 기업의 자본이익률(ROI) 확대 강화입니다.』
국내 자동차 산업의 절대 강자인 현대·기아자동차 e비즈니스 총괄임원 팽정국 상무(46)는 이렇게 자신의 역할을 명확히 밝혔다. 미국 EDS와 삼성자동차·삼성전자 등을 거쳐 올 3월 현대·기아차의 정보기술센터로 영입된 그는 『CIO의 역할은 최고혁신(innovation) 책임자』라고 바꿔 말한다. 소속 기업의 단순 전산관리 차원을 넘어 종국적으로 조직혁신의 선두에 서야 한다는 뜻이다.
「엔지니어링(기계공학)」을 전공한 팽 상무가 자동차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지난 88년 미국 EDS에 근무하면서부터. 이때부터 근 8년간을 그는 제네럴모터스(GM)의 C4(CAD/CAM/CAE/CIM) 프로젝트에 관여하면서 자동차산업과 정보기술(IT)의 접합에 눈을 뜨게 됐다. 『제품의 기획·설계단계에서 생산·제조·판매·고객관리에 이르기까지 효율적인 IT통합은 결국 기업전반의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이제는 자동차 업무에 대해 꿰뚫고 있다는 그의 설명이다.
팽 상무가 현대·기아차로 스카우트되면서 가장 먼저 진행한 일은 합병한 양사의 전산시스템을 통합하는 작업. 지금은 지방 몇개 공장의 일부 생산라인을 제외한 양사 기간업무 전산시스템 통합을 완전 마무리한 상태다. 하지만 시작은 이제부터라고 그는 말한다.
『올해부터 오는 2002년까지 공급망관리(SCM)·고객관계관리(CRM)·신제품개발(NPD)·주문후배송(OTD) 등 4가지 핵심과제를 위주로 e비즈니스전략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자동차 소그룹 차원에서는 연간 매출의 1% 이상을 집중 투자할 것입니다.』
4가지 핵심과제를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그림이 잡힌다. SCM전략은 협력업체와의 네트워킹을 강화, 현대·기아차와 협력업체 모두의 재고비율과 납기를 단축하는 목표다. CRM 프로젝트는 잠재고객을 포함해 총 1000만명의 고객정보를 완벽히 데이터베이스(DB)로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NPD는 가상엔지니어링 기법을 활용, 출시될 신제품의 각종 오류를 실제 생산단계 이전에 미리 예측하기 위한 프로젝트다. OTD도 정확한 수요예측을 통해 주문에서 출시에 이르는 생산기간을 최대한 단축시킨다는 점에서 중요성이 크다.
이같은 기반과제와 함께 전자상거래(EC)도 빼놓을 수 없는 전략사업. 현대·기아차는 늦어도 연말까지 자동차 온라인 판매사이트(B2C)를 개설, 대리점과의 직판체계를 구축키로 했다. 또 자동차공업협회에서 추진중인 e마켓플레이스(B2B)도 주도 멤버로 참여해 내년 상반기까지는 선보일 예정이다.
팽 상무는 『2002년경 대대적인 IT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면 현대·기아차는 국내의 울타리를 벗어난 세계적 기업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라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