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정부>외국사례-미국

◆인터넷은 기업뿐만 아니라 국가를 경영하는 방식에도 혁명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각종 민원서류 발급 등 행정업무를 하나의 웹사이트를 통해 국민에게 제공하는 것은 기본이고, 연간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정부조달물자의 구입에도 전자상거래를 도입하는 사례가 최근 부쩍 늘어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한 걸음 더 나아가 15개 회원국의 정부기관과 학교 등 공공시설을 인터넷 가상공간에서 하나로 묶는 「디지털EU」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아태지역에서도 정보기술(IT)혁명을 국가목표 중 하나로 채택한 「IT기본법(안)」을 제정한 일본과 싱가포르 등에서 최근 국가경영에 인터넷을 접목하는 시도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전자정부 건설에 앞장서고 있는 선진국들의 최근 성과와 앞으로 남은 과제 등을 살펴본다. 편집자◆

◇미국

미국정부는 지금까지 IT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정작 자신은 인터넷 등 IT를 활용하는 노력을 게을리한 것이 사실이다.

정부의 최고정보책임자(CIO)는 그 이유로 『모든 국민을 상대해야 하는 행정업무의 특성상 컴퓨터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는 인터넷 보급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기 어렵다』는 것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행정서비스를 소비하는 일반 시민의 반응은 전혀 다르다. 『민간기업과 같은 경쟁자를 의식할 필요가 없는 공무원 사회에서 국민에 대한 서비스 정신이 없기 때문』이라며 못마땅해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전자정부 구현이 마냥 답보상태에 있는 것은 아니다. 일부 주정부를 중심으로 전자행정이 바르게 도입되고 있고 또 이같은 움직임이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주단위로 정부행정이 이뤄지고 있는 미국에서 전자정부 실현에 가장 가까이 다가서 있는 지역은 애리조나주다. 애리조나는 지난 96년부터 서비스애리조나(http://www.servicearizona.com)라는 웹사이트를 운영하면서 가장 모범적으로 전자정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5년 동안 애리조나주가 이룩한 성과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주청사 앞에 자동차 등록과 각종 민원서류를 발급받으려는 시민들로 장사진을 이루었으나 최근에는 청사를 직접 찾는 대신 웹사이트에서 민원업무를 보는 것이 일반화되면서 시청앞 풍경이 180도 달라진 것으로 대변된다.

현재 서비스애리조나 웹사이트를 찾으면 세금의 징수와 환급, 각종 민원서류 발급, 공무원과의 면담 약속 등 갖가지 민원업무도 인터넷을 활용해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다. 최근에는 애리조나의 성공에 자극받은 다른 주들도 인터넷 가상공간에 주청사를 마련하는 경쟁이 불붙고 있을 정도로 애리조나주 전자정부 프로젝트는 인터넷이 기업뿐만 아니라 국가 경영방식에도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다주고 있다.

요즈음 미국에서 태어나는 어린아이들은 출생신고에서부터 세금납부, 구직신청 등에 이르기까지 각종 민원서비스를 모두 인터넷에서 처리하는 새로운 풍속도를 낳고 있다.

미국의 연방정부도 일반 행정업무에 인터넷을 접목하는 전자정부 건설노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미국 클린턴 대통령이 최근 연방정부에 관한 모든 정보를 통합 웹사이트에서 얻을 수 있도록 하는 「전자정부(eGovernment)」시대를 선언한 것에서도 이러한 의지를 읽을 수 있다.

클린턴은 앞으로 연방정부의 모든 개별 웹페이지들과 연결된 퍼스트거브(http://www.firstgov.gov)란 「사이버청사」를 올해안에 완성, 본격 운영한다는 구체적인 시행방안까지 밝혔다.

퍼스트거브를 구성하고 있는 주요 연방정부 사이트를 살펴보면 미 보건부가 개설한 보건·의료사이트인 헬스파인더(http://www.healthfinder.gov)를 비롯해 교육부의 게이트웨이(http://www.thegateway.gov), 중소기업청의 SBA(http://www.sba.gov), 환경청의 EPA(http://www.epa.gov) 등 20여개 정부부처를 대표하는 웹사이트가 모두 포함돼 있다. 이들은 또 수십에서 수백개씩 관련 웹사이트를 바로 찾아갈 수 있도록 디자인된다.

이에 따라 소비자인 미국 국민은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유용한 웹사이트가 될 퍼스트거브에서 주택 및 연료절약형 차 구매에서 연금제도와 효율적 투자방안에 이르기까지 「원클릭」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 중소기업인도 이 사이트를 통해 5000억달러 규모의 정부 보조금 및 계약사업에 관한 정보를 입수할 수 있다.

미국은 올해 초에도 범정부 통합 웹사이트(http://policyworks.gov/org/main/mg/intergov/advisory.html)를 출범시키는 등 전자정부 구현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미국정부는 이 웹사이트를 통해 정부 구매물자를 조달하는 가업과 정부간(B2G) 전자상거래를 몸소 실천하는 것을 비롯해 세금의 징수와 환급, 각종 민원서류 발급, 공무원과의 면담 약속 등 갖가지 민원업무도 인터넷을 통해 신속하게 제공함으로써 시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