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무역 및 콘텐츠·소프트웨어(SW) 수출지원을 위해 마련된 대외무역법 개정안이 지난주 국회 법사위를 통과함에 따라 관련 하부 규정인 시행령 및 대외무역관리규정 정비작업이 시작됐다. 그러나 개정 대외무역법은 디지털콘텐츠 수출입과 전자무역중개기관 설립에 대한 근거조항만 신설했을 뿐이어서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놓고 논란이 적지않을 것으로 보여 본격 시행에 앞서 진통이 예상된다.
14일 정책당국 및 학계·업계에 따르면 개정 대외무역법은 디지털콘텐츠 수출입 및 전자무역촉진, 전자무역중개기관 신설 등을 골자로 지난주 국회를 통과하고 내년 3월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개정법에 따르면 제2조 1항에서 「전자적형태의 무체물 수출입」 규정을 마련하고 6항에서 전자무역을 정의하고 있다. 또 제9조에서 3∼5항에 걸쳐 전자무역촉진에 관한 내용을 신설, 전자무역중개기관의 지정 및 취소를 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신설 조항은 현재 해외에서도 입법사례가 드문데다 각국 전자상거래(EC) 무역법제와의 조화가 불가피해 시행령 등 하위 규정 정비작업에 적지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한국통상정보학회 회장인 청주대 이호건 교수는 『일단 전자무역 활성화를 위한 단초는 마련됐지만 구체적인 시행까지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면서 『정부와 학계·업계의 포괄적인 의견조율 작업이 당장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가장 대표적인 쟁점들은 개정법이 정의하고 있는 디지털콘텐츠(전자적 형태의 무체물)의 범위다. 현재로선 각종 SW·콘텐츠 가운데 CD형태로 저장할 수 있는 상품에 대해서만 수출입 지원대상에 포함시킨다는 게 정부측의 입장이다. 한 온라인 교육서비스 업체 관계자는 『정보기술(IT)이 발달하면서 SW와 콘텐츠가 상품인지 서비스인지를 구분하는 것조차 힘든 마당에 법이 정확히 가를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하위규정에 디지털콘텐츠의 범위를 「네거티브」 방식으로 채택할지, 「포지티브」 방식으로 규정할지부터 당장 쉽지 않은 숙제로 부각되고 있다.
또 전자무역활성화 차원에서 신설되는 전자무역중개기관도 자격요건 및 기능, 지정·취소 요건을 둘러싸고 뜨거운 논란이 예상된다. 기존 무역지원기관외에 「전자무역」을 위해 설립되는 만큼 종전과는 다른 특화된 기능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지정요건을 강화할 경우 대외 신뢰성은 향상시킬 수 있지만 전자무역 활성화라는 당초 취지를 해칠 수도 있어 적지않은 의견대립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 한국통상정보학회는 15일 서울 역삼동 벤처타운 19층에서 학계 전문가들과 함께 개정 대외무역법의 주요 쟁점에 대한 토론회를 가진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