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컴퓨터, 정철사장 미,일 수출업무복귀 의미

삼보컴퓨터의 「e머신즈 성공신화」를 이룩했던 정철 사장이 1년 만에 미국 및 일본 PC 수출업무를 다시 맡게 됐다. 그동안 세계 각국의 수출업무를 총괄해온 컴퓨터 및 정보통신부문 김두수 사장은 미국과 일본을 빼고 중국과 유럽 등 나머지 지역을 책임진다. 인터넷부문은 종전대로 정철 사장이 관장한다.

이에 따라 앞으로 삼보컴퓨터의 해외 수출전략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 사장의 컴백은 그가 아이월드네트워킹 허진호 사장, 휴맥스의 변대규 사장과 함께 초기 삼보컴퓨터를 이끈 KIST 출신 핵심 3인방이라는, 이 분야의 거물이라는 점도 있지만 IMF가 한창이던 지난 98년 큰 어려움을 겪던 삼보컴퓨터를 세계적인 기업의 반열에 올려 놓은 핵심 인물이라는 점에서 그의 역할이 돋보이기 때문이다.

다른 기업이 다 그랬듯이 삼보컴퓨터도 98년 IMF로 협력업체의 부품공급 중단과 부도설에 휘말리는 등 창사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당시 영업부문을 맡고 있던 정 사장이 그 해 10월 수출부문 사장으로 승진발령되면서 「수출성공의 신화」를 이뤄냈다.

미국 e머신즈, 일본 소텍사 설립과 중국공장 가동 등을 주도했으며 「e타워」라는 초저가PC제품을 선보이면서 세계시장을 공략하는 발군의 능력을 발휘했다. 그 결과 e머신즈는 한때 미국 소매부문 초저가 PC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으며 소텍은 일본 소매시장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달성하는 기업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삼보컴퓨터의 현지법인인 e머신즈는 한달평균 30만대에 이르는 초저가PC를 미국에 판매하면서 나스닥에 주당 8달러로 등록하는 개가를 올렸다. 이를 통해 삼보컴퓨터 지난해 수백억원 규모의 경상이익을 실현했다.

그러나 올들어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삼보컴퓨터는 우선 PC시장의 성장둔화세가 뚜렷한 대신 인터넷사업이 급부상하자 정철 사장을 이 분야에 전진배치했다. 하지만 인터넷사업이 예상했던 만큼 순탄치 않았다. 황금알을 낳을 것 같던 인터넷시장이 거품론의 대두로 인터넷사업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 인터넷사업을 힘있게 추진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컴퓨터사업까지 컴팩컴퓨터·델컴퓨터 등 세계 주요 컴퓨터업체들이 저가시장에 뛰어들면서 시장점유 경쟁이 치열해진데다 미국 등 전세계 컴퓨터 수요가 크게 위축되면서 「헛장사」를 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로써 e머신즈의 나스닥 주가는 등록때의 10분의 1 수준도 안되는 60∼70센트로 급락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정철 사장이 복귀한 것이다. 물론 한 사람의 능력으로 이렇게 어려운 일을 모두 극복할 수는 없다. 하지만 IMF라는 난국에 e머신즈 설립으로 수출신화를 일궈낸 주역이라는 점에서 그의 활동은 예의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정철 사장은 요즘 해외 현지법인 현황 파악과 현지시장조사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달 초 일본 소텍사와 현지지사, 서비스 전문업체인 e서비스사를 방문했으며 조만간 미국을 방문할 계획이다.

정철 사장이 미국과 일본의 PC수출 책임자로 복귀한 것은 탁월한 능력발휘로 예전의 e머신즈 성공을 다시 한번 이끌어 낼 수 있을지 궁금증을 더해 준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