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신 신임사장으로 이상철 한국통신프리텔 전 사장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KT그룹의 구조조정 및 사업방향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사장의 선임에는 그의 개인적 이력과 능력이 직접적 배경이 됐지만 한국통신으로서는 「세대교체」의 상징성이 크고 실제로 업계에서도 대대적인 조직 및 인사개편이 뒤따를 것으로 점치고 있다.
지난 90년대 이후 KT 사장은 정통부 차관을 역임하거나 혹은 4성장군 출신이 번갈아 맡아 왔을 만큼 정권적 차원에서 결정되는 자리로 인식됐다.
따라서 이 사장의 내정은 이런 범주에서 벗어나는 첫 케이스다. 그는 한국통신 출신으로 민간기업 성격의 한통프리텔 사장을 거쳤고 공모를 통해 추천됐다. 최초의 전문가 CEO로 볼 수 있는 것이다.
더구나 그는 화려한 컴백으로 표현되듯이 친정인 한국통신그룹 사정을 훤히 꿰뚫고 있는 인물이다.
업계에서는 일단 이 내정자가 취임후 가장 먼저 해야 할 업무가 본체는 물론 자회사까지 포함하는 KT그룹의 인사라는 점에서, 이때 그의 개혁성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내정자가 이론과 실물을 겸비한 정보통신 전문가이고 카리스마와 추진력이 돋보인다는 평이어서 한국통신 수뇌부도 지금보다는 좀더 젊어지고 정예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한국통신그룹은 행정고시 출신의 송영한 마케팅본부장(전무), 전략기획통이면서 IMT2000사업권 획득의 1등 공신인 남중수 상무, 공채 1기 주자들이 리딩그룹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 이 내정자가 016 사장 시절 호흡을 맞추면서 프리텔 성장에 일조한 홍원표 현 한통프리텔 마케팅본부장(상무)에 시선이 쏠린다. 그는 이 내정자로부터 「능력」에 관한 한 「평가」를 받고 있어 KT그룹 차원의 요직에 기용되거나 IMT2000 신설법인 쪽으로 배치될 것이라는 성급한 예측도 있다.
일부에서는 이 내정자가 프리텔 사장 시절 한국통신 임원들과의 관계속에서 이미 충분한 판단근거를 갖고 있기 때문에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한다.
또 이 내정자가 016 사장과 한국통신 사장은 성격이 다르다는 점을 잘 알고 있어 초기에는 조심스런 행보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도 한다. 임직원만 4만8000여명의 거대기업이며 강력한 노동조합이 「건재」한 한국통신의 특수상황에서 운신의 폭이 생각보다 넓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택기자 etyt@etnews.co.kr 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
◆경기고 동문 숙명의 대결
국내 통신시장 패권을 두고 진검승부에 나선 한국통신과 SK텔레콤의 사령탑이 모두 경기고 출신으로 채워지면서 동문들간의 외나무다리 승부를 펼치게 돼 또다른 화제를 모으고 있다.
특히 한국통신과 SK텔레콤은 얼마전까지 전주고 동문(성용소 부사장, 조정남 부회장)간의 경쟁으로 관심을 모았는데 이번에는 경기고 출신(이상철 내정자 63회, 표문수 사장 68회)들이 그 바통을 이어받아 더욱 흥미를 끌고 있다.
졸지에 「숙명의 라이벌」로 떠오른 이 사장과 표 사장의 공통점은 둘다 세칭 KS마크(경기고 서울대)라는 점과 미국에서 박사학위(이 사장은 듀크대 공학박사, 표 사장은 보스턴대 경제학 박사)를 취득했으며 내로라 하는 정보통신 전문가라는 점이다.
그러나 이 사장은 당대의 무선통신 전문가로 이름을 날리면서 한국통신 상무, 한국통신프리텔 대표를 맡아 그 못지 않은 경영수완을 발휘, 더욱 유명해진 사람이다.
이와는 달리 표 사장은 경영전문가로 출발, 대부분의 기업이력을 전략기획부문에서 채웠고 SK텔레콤의 성장을 이끌어오면서 「기술경영의 귀재」로 불리웠다는 점이 다르다.
이 사장은 016 사장 시절 이미 결단력, 목표를 향한 저돌적 추진력, 시장을 보는 예견력 등으로 업계의 검증을 거쳤지만 표 사장은 그간 자신의 컬러를 드러낼 기회가 없어 아직 뚜렷한 이미지를 구축하지 못했다.
두 사람은 고교 선후배이기도 하지만 이미 SK텔레콤과 한통프리텔 시절 이동전화시장의 맹주자리를 두고 경합을 벌인 바 있어 서로를 너무도 잘 아는 사이다.
국내 양대통신사업자의 세대교체 상징으로 각인되고 있는 이 사장과 표 사장의 한판승부는 앞으로 두고두고 화제를 양산할 전망이다.
<이택기자 ety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