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주식시장의 변화만큼이나 정보기술(IT) 업계의 최고경영자(CEO)들의 자리바꿈이 심한 한해였다.
통신업계의 대표주자인 한국통신의 수장이 최근 바뀐 것을 비롯해 소프트웨어(SW) 업계의 CEO들이 대거 자리를 바꿔 앉았다. 서버업계도 자리이동의 폭이 심했고 시스템통합(SI)·네트워크업계 일부 기업의 간판도 바뀌었다.
우선 관심을 끄는 것은 경쟁사 CEO나 임원을 최고 경영자로 영입한 케이스. SAP코리아는 오라클 최승억 전무를 CEO로 전격 영입했으며 한국델컴퓨터는 한국HP의 김태술 전무를 최고경영자로 끌어들였다. SI업체인 라이거시스템즈 역시 현대정보기술의 황영시 전무를 사령탑으로 최근 영입했다. 이들 업체는 특히 그동안 기대했던 만큼 실적을 올리지 못한 경우여서 앞으로 그 역할이 기대된다.
직접적인 경쟁사는 아니지만 IT업계의 사장·임원을 끌어들인 경우도 눈길을 끈다. 한국유니시스는 MS의 CEO이던 김재민 사장을 수장으로 임명했다. LGIBM도 이 회사 창립에 중요한 역할을 한 IBM출신의 변보경씨를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발령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관심을 끄는 것은 내부 인사를 승진시킨 케이스. 현대정보기술은 표삼수 대표 후임으로 석민수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승진시켰다. 한국오라클도 강병제 사장 후임으로 부사장인 윤문석씨를 사장으로 선임했으며 오토데스크코리아도 10여년 가까이 이 회사를 이끌어온 김일호 사장 후임으로 남기환씨를 승진시켜 대표이사로 임명했다. LG히다찌와 어도비코리아 역시 이기동 상무와 김흥렬 이사를 대표이사 사장으로 전격 발탁했다.
이는 그동안 영업실적이 좋았다는 점에서 내부 직원의 사기진작과 안정적인 매출증대를 기대하는 차원이라는 점에서 좋은 사례로 기록될 만하다.
신설 또는 공석중인 외국계 IT기업으로 이동하는 사례도 잇따랐다. 볼랜드코리아 초대 지사장으로 유니시스의 최기봉 상무가 자리를 옮겼으며 바이어코리아 초대 지사장으로는 이수현 한국델컴퓨터 사장이 임명됐다. 애플컴퓨터코리아는 김석기 사장 이후 4개월 만에 미국 출신의 앤드루 세지윅이 최근 임명장을 수여받았다.
올해는 특히 리눅스원의 회장으로 영입된 배순훈 전 정통부 장관, 바이텍 회장으로 자리를 옮긴 김형회 전 IBM 전무 등도 눈길을 끌었다.
이외에도 부사장급 인사도 올해는 눈길을 모았다. 그동안 CEO의 인사에 가려 눈길을 끌지 못했지만 올해에는 CEO가 부사장으로 이동하거나 대형업체간 자리이동이 심했다는 점에서 관심의 대상으로 부상했다. 10년 가까이 오토데스크코리아 지사장을 역임해 온 김일호 사장은 얼마전 한국오라클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또 한국HP의 서버영업을 주도해 온 김윤 부사장은 몇몇 한국HP 간부급 사원과 함께 시스코코리아로 이동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