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프로세서 30년>부상하는 임베디드 시장

 임베디드(내장형) 프로세서 시장이 만개하고 있다.

 디지털기술의 확산과 인터넷의 폭발적 성장, 그리고 각종 전자·정보기기가 융합되면서 이제 모든 제품이 ‘두뇌’ 역할을 하는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요구한다.

 더욱이 언제 어디서나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공유하고 송수신하고자 하는 욕구를 지닌 디지털 유목민(digital nomad)들이 보다 작고 편리한 휴대형 컴퓨터를 원하면서 디지털 두뇌 마이크로프로세서는 ‘마이크로화’에서 이제는 ‘임베디드화’하고 있는 것.

 가장 대표적인 것인 인터넷 접속과 휴대성을 강조한 신개념의 PC들. 보다 빠르게 디지털환경과 온라인환경을 누리면서도 오랜시간 사용할 수 있도록 마이크로프로세서의 전력소모나 크기를 줄이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아날로그방식에서 2세대·3세대로 진화해 가고 있는 이동전화단말기와 무선통신서비스의 핵심기술력도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느냐 하는 프로세서기능을 강조한다.

 각종 TV수상기나 세트톱박스 등도 이제는 인터넷접속기능과 데이터처리기능은 필수. 이들 TV진영도 PC진영 못지 않은 정보유통의 중심매개체를 하겠다 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가정용 전자기기의 대표주자인 냉장고나 전자레인지·세탁기도 이제는 인터넷접속기능을 갖춰 정보단말기로 변모하고자 한다.

 심지어 이제 자동차에도 각종 멀티미디어환경이 갖춰지면서 디지털요소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카내비게이션·전자제어는 물론 데이터처리기능을 갖춘 자동차도 나오기 시작했다.

 각종 산업기계도 디지털화하기는 마찬가지다. 산업로봇이나 애완용 로봇도 사람못지 않은 두뇌가 필요한 것이다.

 결국 머지않아 인간 주위의 모든 기기가 인간못지 않은 디지털두뇌를 갖게 될지도 모른다.

 더욱이 이들 신개념의 정보기기는 보다 빠르게 시스템을 개발, 적시에 경쟁이 가능해야 하기 때문에 시스템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마이크로프로세서와 여타 기기들을 하나에 통합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임베디드 프로세서에서 한발 더 나아간 ‘시스템온칩(SoC)’ 개념이다. 핵심 반도체 하나가 전체 시스템의 역할을 할 만큼 통합화가 필요하다는 것.

 마이크로프로세서는 이 절대절명의 시대적 요구를 받아들여 특정기능을 가진 여타 반도체를 한 편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물론 통합의 주체가 메모리가 될 수도, 여타 다른 기능의 반도체가 될 수도 있지만 이 새로운 열강구도에서 마이크로프로세서가 빠지지 않는 주연임에는 틀림없다.

 이 때문에 이처럼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신흥 정보기기시장은 새로운 경쟁구도를 가능케 한다.

 마이크로프로세서시장의 최강자 인텔이 신생 벤처 ARM의 프로세서 코어를 라이선스한 것도 어쩌면 변화가 시작됐음을 예고하는 좋은 사례이기도 하다.

 물론 인텔은 자체 기술력을 종합해 차기에는 독자적인 구조의 무선인터넷통합칩(wireless Internet on a chip)을 내놓겠다지만 아직은 시간이 좀 더 걸릴 모양이다.

 싸이릭스의 코어를 활용해 정보액세스기능을 강화한 내셔널세미컨덕터가 ‘지오드’로 세스톱박스 등에서 강세를 보이는 것도 앞으로 펼쳐칠 정보기기시장에서는 새로운 경쟁구도가 가능하다는 사례로 풀이된다.

 PDA전용 드래곤볼을 내놓고 무섭게 세력확대를 꾀하고 있는 모토로라도 PC시장을 인텔에 내준 아픈 과거를 만회하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

 통신시장의 강자 퀄컴이 3세대 모뎀칩에 데이터프로세싱기능을 강화한 데 이어 독자적인 프로세서를 내놓은 것도 앞으로 변화할 정보환경에 보다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임베디드프로세서·마이크로프로세서의 역사를 새롭게 쓸 주인공임에 틀림없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