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2016년 국정농단 사태에서 비롯된 불법 승계 의혹에 따른 사법 리스크를 10년 만에 완전히 끊어냈다. 대법원은 7월 17일 부당합병·회계부정 사건 상고심에서 무죄를 확정했다.
사법 리스크 해소 직후 이 회장은 글로벌 경영 행보에 속도를 냈다. 글로벌 재계 인사들이 모이는 선밸리 컨퍼런스에 참석해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메타·애플 등 주요 빅테크 기업 최고경영진과 교류하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재가동했다. 이후 테슬라와 22조7648억원 규모의 반도체 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성사시키는 성과로 이어졌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핵심 고객사 경영진과의 접촉도 한층 활발해졌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의 이른바 '깐부 회동'은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난 이후 가능해진 장면이다. 이러한 대외 행보는 반도체 실적 개선 등 가시적인 사업 성과로 연결됐다.
삼성은 2026년 조직개편에서 8년간 임시조직으로 운영해온 사업지원TF를 사업지원실로 격상시켰다. 재계에서는 사법 리스크 해소와 조직 개편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이재용의 뉴삼성'이 가동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