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 반도체소자는 전기신호를 광신호로, 광신호를 전기신호로 바꿔주어 광통신의 광원으로 사용되는 레이저다이오드(LD)의 핵심소자로 광통신 시스템의 필수요소다.
갈륨아사나이드(GaAs) 등 화합물 반도체를 주로 사용하는 광 반도체소자의 연구는 화합물 반도체 연구와 그 궤를 함께 한다.
연세대학교 정중현 교수와 서울대학교 최병두 교수 등 원로교수들이 첫발을 디딘 광 반도체소자분야는 이후 우수과학연구센터와 양자기능반도체 연구센터 등의 연구를 중심으로 성과물을 쌓아가 최근 삼성전자와 네옵텍, 옵토온 등 국내 업계에서 LD, PD를 개발하는 등 결실을 맺고 있다.
연구 초창기에는 실험장비인 석영관을 구할 데가 없어서 직접 이를 제작해 사용하고, 심지어 마땅한 보호재가 없어서 연탄재를 이용하던 화합물 반도체의 불모지에서 최근 유기금속화학증착법(MOCVD)이나 MBE 등 고가 장비를 들여와 연구를 진행하고 제품을 생산해 내기까지는 학교와 연구소를 지켜온 학계의 노력이 밑거름됐다.
이에 따라 개발 방식도 벌크를 넣어 불순물을 주입시키는 방식에서 MOCVD나 MBE를 이용한 첨단 공법을 이용하는 등 발전을 거듭했으나 학계의 주역들은 “아직도 꾸준한 지원책을 통해 기초과학의 기반을 다지는 분위기가 아쉽다”고 입을 모은다.
LD, LED시장이 넓지 않아 빛을 못본 데다 실리콘 반도체에 묻혀 활성화가 어려웠던 광 반도체소자 분야는 최근 통신사업자의 시스템 투자 축소로 찬바람을 다시금 맞고 있다. 그러나 초고속통신망의 확충이라는 시급한 국가적 과제를 놓고 볼 때 이 부문에 대한 범국가적 투자과 인력 양성이 시급하다는 게 학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광 반도체소자 연구의 최고 원로격인 연세대 물리학과 정중현 명예교수(76)는 GaAs와 인듐포스파이드와 같은 3-5족 화합물 반도체의 전기 및 광학적 특성에 관한 기초연구를 통해 서울대학교 최병두 교수와 함께 국내에 이 분야를 소개했다.
정 교수는 연희전문 이과를 수료하고 서울대 대학원 이학박사를 거쳐 56년부터 인하공대 조교로 시작, 90년 정년퇴임하기까지 50여년간의 연구를 통해 국내 화합물 반도체 연구의 초석이 됐다는 평을 받고 있다.
정 교수는 특히 3-5족 반도체의 결정 생장에 관련된 연구를 주력으로 했으며 2-6족 징크셀레나이드 물성연구와 태양전지연구, 징크텔로리움(ZnTe), 카드뮴텔로리움(CdTe) 광반도체 연구 등의 업적을 남겼다.
정 교수는 또 표준과학연구원 노삼규 박사, 전북대 강현식 교수, 광운대 문동찬 교수 등의 제자를 길러내 기반을 닦았다.
서울대 물리학과 최병두 명예교수(68)는 70년대 초반부터 화합물 반도체 연구를 시작해 서울대 조교수 시절인 75년 발광다이오드에 대한 연구 결과물을 얻어내는 데 성공한다.
주로 GaAs 화합물을 이용한 발광소자 및 결정성장 등 기초재료 연구에 힘을 기울인 최 교수는 에피웨이퍼의 전단계인 에피탁시 기술, 레이저다이오드 이종접합 구조에 대한 연구, 레이저 발진구조 성장에 대한 연구 등을 진행해 반도체 광소자 연구의 기초를 닦았다.
지난 99년 정년퇴임한 최 교수는 퇴임직전까지도 연구에 주력해 규소(Si)와 망간(Mn)을 같이 첨가한 GaAs 다이오드의 부저항, 퀀텀 도트(quantum dots) 레이저 실현을 위한 기초연구 등을 주도하는 등 활발한 연구활동을 거듭했다. 최 교수는 또한 전북대 양계모 교수, 대전대 황인덕 교수, 대구 카톨릭대 박승환 교수 등 70여명의 박사급 후학을 길러내 ‘인재 농사’에도 큰 공을 세웠다.
이후 광 반도체소자 분야는 우수과학연구센터(SRC)의 연구사업과 양자기능 반도체 연구센터의 2단계 사업으로 한 걸음 성장하게 된다.
전북대 과학기술학부 이형재 교수(59)는 90년부터 98년까지 9년동안 과학재단이 지정한 우수과학연구센터(SRC)를 이끌며 양자구조 반도체 연구를 진행했다.
이 교수는 LD와 PD의 기초소자인 양자구조 반도체와 함께 질화물 반도체 가시광선 및 자외선 LED 연구를 진행했으며 퀀테코라는 양자기술 반도체 회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또한 레이저 생산의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VCSEL(Vertical Cavity Surface Emitting Laser) 기술을 바탕으로한 벤처기업 옵토웰의 사업화를 돕는 등 산학 협동에 앞장섰다.
LED에 쓰이는 갈륨비소 화합물 반도체에 대한 연구 등 5년간 40여편의 논문을 발표한 이 교수는 최근 DVD와 관련, 활성화될 분야에 대한 연구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동국대 물리학과 강태원 교수(52)는 이형재 교수의 뒤를 이어 2단계 사업인 양자기능 반도체 연구센터를 99년부터 이끌고 있다.
오는 2007년까지 9년간 진행되는 이 사업에서는 양자기능 반도체 연구를 위한 반도체 양자구조 연구와 양자기능 신물질 연구 및 양자기능 소자물리 연구가 종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동국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강 교수는 저 에너지 Li+이온이 주입된 Si의 TSC에 관한 연구 등 연구 업적을 토대로 2∼5미크론 광통신용 레이저 다이오드 개발, 고출력 소자용 GaN 에피층의 성장 및 특성에 대한 연구 등을 진행해 왔다.
강 교수는 또 스핀 비트(spin bit)를 위한 반도체 양자구조 연구와 차지 비트(charge bit)를 위한 반도체 양자구조 연구, 새로운 자성반도체 재료와 양자점 어레이의 배선 연구, 나노구조를 이용한 양자점 어레이 배선연구 등 양자기능 신물질 개발에 대한 연구를 이끌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 전기 및 전자공학과 권영세 교수(56)는 광신호와 전기신호를 결합시키는 광전결합 IC(OEIC)의 대가다. 미 버클리대를 거쳐 79년부터 과학기술원 조교수로 재직한 권 교수는 이와함께 광전 반도체 소자, 레이저다이오드와 포토다이오드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권 교수는 또 2000년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1년간 텔레포스의 부사장으로 재임하며 이동통신용 MCM 반도체 소자와 실리콘 옵티컬 벤치의 개발을 도왔다. 권 교수는 또 루프톱(roof top) 방식을 적용한 광 웨이브 가이드 구조 제안 및 개발
로 새로운 레이저를 제안하기도 했다.
한국과학기술원 물리학과 이용희 교수(55)는 최근 관심을 끌고 있는 VCSEL을 처음으로 연구한 학자중 한 명이다. 89년 미국의 벨 연구소에서 처음 VCSEL 연구가 진행될 당시 개발팀에 합류해 연구한 이 교수는 관련 특허도 보유하고 있다.
이 교수는 벨연구소에서 양성자 주입형 VCSEL을 개발해 주가를 올렸으며 귀국 후에도 삼성전자와 함께 VCSEL을 이용한 광픽업을 개발하고 벤처기업인 옵티시스를 도와 500m 이내의 단거리 통신용 트랜시버에 이용되는 850㎚ VCSEL을 개발하는 등 활발한 연구활동을 거듭하고 있다.
이 교수는 GaAs 양자우물 고출력 VCSEL에 관한 연구 등의 논문을 발표했다.
포항공대 전자전기공학과 권오대 교수(54)는 국제 레이저·광소재부문 세미나 및 심포지엄에 단골 손님으로 초청받는 학계인사다.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이후 미국 광학부문에서 아이비리그에 속하는 라이스대학에서 석사와 박사 과정을 마친 권 교수는 미국 코넬대학교에서 박사후 과정 및 선임연구원으로 재직하면서 광학 전문가로서의 길을 걷게 된다.
이후 다우중앙연구소를 거쳐 지난 86년 포항공대 전자전기공학과 부교수로 귀국한 권 박사는 현재 포항공대 교수이자 AT&T벨연구소의 객원교수으로 활동하고 있다. 내년부터 미국 UCLA 객원교수로도 활동할 권 교수가 현재 주력으로 연구하고 있는 분야는 차세대 광소자로 부각되고 있는 나노전류를 이용한 광반도체 개발. 권 교수는 올연말경 1000개 정도의 광트랜지스터를 집적한 광반도체를 개발하고 오는 2004년경에는 1메가급 광반도체를 개발해 낸다는 목표다. 이 광반도체가 개발되면 차세대 광전송시스템으로 활용될 광제어시스템·전광전자교환기의 상용화를 크게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한양대 전자공학과 심종인 교수(41)는 지난 85년 이후 16년간 레이저다이오드 연구에만 매진해와 광통신용 소자개발분야에서 국내 최고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심 교수는 서울대 전자공학과와 석사학위를 마친 후 한국전자통신연구소에 근무하다 당시 레이저다이오드 개발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하던 도쿄공업대학에 지원, 89∼92년까지 머물며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뒤이어 일본 NEC에서 LD개발 현장실무경험까지 익힌 그는 94년부터 한양공대에서 교편을 잡고 각종 광통신용 반도체분야 연구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다.
특히 광반도체분야에서 27편의 연구논문을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삼성전자 광전자사업부와 공동연구도 추진하는 등 산학연구활동도 매우 활발히 벌이고 있다.
또 한양공대 내에 기가일렉트로닉스 시스템랩 운영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심 교수는 광통신용 광소자개발과 광소자 구동용 RF기술을 접목시켜 최고속 광통신기술완성에 집중적인 관심을 갖고 있다.
연세대 전기전자공학부의 한상국 교수(38)는 지난 96년부터 연세대 광통신연구실을 이끌면서 많은 광분야 전문인력을 배출해 주목을 끌고 있다.
연세대 전자공학과를 나온 한 교수는 미국 플로리다주립대학에서 석·박사학위를 마친 뒤 현대전자 시스템IC연구소 광소자개발실에 근무하며 광반도체 소자연구에서 풍부한 실무경험을 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동통신 광중계기의 핵심기술인 초고속 밀리미터 웨이브와 관련된 다양한 논문을 여러편 발표했다. 특히 광모듈레이터 설계와 광반도체 증폭기설계 및 응용연구분야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데 현재 20여명의 전문인력이 속한 연세대 광통신연구실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같은 연세대 전기전자공학부의 나이도 같은 최우영 교수(38)는 미국 MIT에서 학부와 석·박사학위를 모두 마치고 94∼95년까지 일본 NTT광전자연구소에서 연수과정을 지내며 해외학계에서 오랜 연구경력을 갖고 있다. 미국 유학시절부터 장파장 레이저 반도체연구에 몰두해온 최 교수는 이후 고속반도체 모델링 반도체의 비선형성 연구, 고속통신연구로 많은 논문을 발표했다.
특히 최근 마이크로웨이브 포토닉스연구로 연세대 내의 국가지정연구실을 맡았고 네트워크에 들어가는 핵심소자로서 다양한 광반도체 소자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밖에 삼성전자와 광통신부품연구 공동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