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방송위 채널정책 논란>(중)`지상파 재선송`갈등 방송위는 묵묵부답만

 지난해 말 위성방송 사업자가 선정됐을 때만 해도 아무도 오늘과 같은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위성방송이 올해 초 지상파 방송을 재송신하겠다는 내용의 채널정책을 밝히자 그제야 지역 방송사들이 ‘그게 무슨 소리냐’며 진상 파악에 나섰다. 그리고 이 사안이 생존이 걸린 문제라고 인식하면서 ‘지상파 재송신 절대 불가’라는 입장을 정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위성방송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위성방송의 지상파 재송신은 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방송법에는 KBS와 EBS 등은 반드시 재송신하도록 하고 있지만 나머지 채널에 대해서는 어떠한 내용도 담고 있지 않기 때문에 ‘법으로 정하지 않은 것은 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는 논리다.

 위성방송이 지상파 재송신에 결사적으로 나서는 것은 지상파 재송신이 이뤄지지 못할 경우 가입자 확보에 막대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위성방송이 자체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위성방송을 시청하겠다고 응답한 사람 중 80% 정도가 지상파를 재송신하지 않을 경우 재고해 보겠다고 응답했다는 것이다. 이중 15%는 아예 보지않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때문에 위성으로서도 지상파 재송신에 사업의 성패가 달렸다고 보고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에대해 지역 지상파 방송사와 케이블TV방송국 등의 반발은 극에 달하는 양상이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한국케이블TV방송국협의회·한국유선방송협회·지역방송협의회 등 단체는 ‘지방자치와 지역방송 발전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라는 조직을 만들어 공동 대응에 나설 태세다.

 이들 단체는 지난달 22일 한나라당 중앙당사와 목동 방송회관 앞에서 ‘방송법 개정 촉구 및 방송위원회 규탄결의대회를 갖고 △위성방송 특혜 정책 전면 백지화 △방송위원장 및 방송위원 전원의 퇴진을 요구한데 이어 29일에도 한나라당사 앞에서 2차 집회를 열었다.

 지역방송사들은 지난달 26일부터 부분파업에 들어갔으며 서울의 MBS·SBS 등 중앙방송에 뉴스, 프로그램 제공을 거부하고 있다.

 또 iTV 경인방송도 지난달 26일 방송위원회에 ‘방송구역 변경 허가 신청서’를 제출, 현재 인천 및 경기남부지역으로 제한된 방송 권역을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방송위의 태도는 한마디로 ‘묵묵부답’이다. 이미 결정된 정책이기 때문에 지금에 와서 뒤집는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는 입장이다.

  방송위로서도 지역 방송사와 케이블TV방송국 등의 압력에 밀려 채널정책을 수정할 경우 행정기관으로서의 이미지가 형편없이 손상될 것이기 때문에 입장을 바꾸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정책을 수정할 경우 그동안 어느 정도 불만은 있지만 참고 있었던 위성방송이 그대로 있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진퇴양난의 처지라 할 수 있다.

 <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