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휴대형 디지털오디오 업계에서는 부쩍 ‘범재룡’이라는 이름이 자주 들린다. 모르는 이들은 그저 흔하디 흔한 벤처기업의 대표겠거니 생각하겠지만 이 동네에서는 화제를 몰고 다니는 손꼽히는 뉴스 메이커 중 하나다.
범재룡 사장(38)은 최근 차세대 멀티미디어의 표준으로 손꼽히는 MPEG4 방식의 휴대형 동영상 플레이어를 세계 최초로 시장에 선보인 임팩트라(http://www.impactra.com)의 개발주역이자 전 사장. 뿐만 아니다. MP3플레이어 시장에서 적지 않은 마니아를 양산해내고 있는 엠피오 개발사 디지탈웨이(http://www.digitalway.co.kr)의 창립멤버였고 최근 기술·마케팅·가격의 3요소 중 어느 면에서나 돋보이는 MP3플레이어를 3종이나 한꺼번에 쏟아낸 넥스트웨이(http://www.nextway.co.kr)의 현직 대표다.
특히 이번에 임팩트라가 선보인 MPEG4 휴대형 동영상 플레이어는 국내 이동통신사업자와 휴대폰 메이커들로부터 순식간에 주목을 끌었고 아직까지 프로토 타입에 불과한 IMT2000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 제품으로까지 평가받고 있다. 또 넥스트웨이가 내놓은 MP3플레이어 3종 중 ‘엔디오-200R’는 MP3인코딩·MP3음성녹음·스피커 기능까지 내장한 제품으로 영국 유력 방송사로부터 소니 제품을 제끼고 최고의 제품으로 인정받아 3000대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엔디오-100E’는 합법적인 MP3다운로드 사이트 ‘엠피캣(http://www.mpcat.com)’과 손잡아 음악 콘텐츠의 저작권 문제를 뛰어넘을 수 있는 하나의 모범사례를 보여줬다.
이쯤 알고 보면 범 사장의 머리 속에는 뭐가 들었을까 궁금해진다. 아니 어디서 저런 추진력이 나오는지 의아스럽다. 과거의 경력도 알고 싶다.
범 사장은 지난 97년까지 12년을 삼성전자멀티미디어연구소에서 일하며 마지막 몇 년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디지털 세트톱박스 개발에 전념했다. 98년 독립을 결심할 즈음엔 인터액티브 토이를 만들 생각에 부풀었지만 현 디지탈웨이 대표인 우중구 사장을 만나면서 MP3플레이어로 마음을 돌렸다.
“휴대형 디지털기기가 시장에서 확산되기 위한 키 포인트는 역시 콘텐츠입니다. 기계가 아무리 좋아도 보고 들을 거리가 없으면 아무 소용없지요. 무엇보다 표준 시스템을 탑재하는 게 급선무입니다. 예를 들면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미디어플레이어나 리얼네트웍스의 리얼미디어플레이어를 지원토록 하는 거지요. 그래야만 콘텐츠가 따라오고 제품도 폭넓게 확산될 수 있다고 봅니다. 임팩트라와 넥스트웨이는 이런 생각을 그대로 실현하고 있습니다.”
최근 범 사장은 지난 99년 MP3플레이어 시장 개척 초기부터 서로 도움을 주고받았던 삼성물산 출신의 정헌구씨를 CEO로 영입했다. 경영권에 집착하지 않고 마케팅 전문가를 영입하는 과감함을 보여줌으로써 직원들로부터도 신임을 얻고 있다.
“디지털시대라고 떠들어댔지만 사실 일반인들이 접하기에 디지털다운 제품이 얼마나 있었습니까. 디지털TV·휴대폰·MP3플레이어 정도가 고작이었지요. 그나마도 휴대폰을 제외하면 일반인들 대부분이 아직 구경조차 못한 제품들뿐입니다. 넥스트웨이와 임팩트라는 휴대형 디지털기기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선도적인 기업이 될 것입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