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PC산업의 전성기는 이제 끝났다.’
11일 로스앤젤레스타임스(http://www.latimes.com)는 좌초 위기에 놓인 HP-컴팩 합병이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언급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 신문은 PC가 도입된 지 20년 만인 올해에 처음으로 매출이 하락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지난주 패커드가의 HP-컴팩 합병 반대는 덩치에 의존한 시장 개척은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또 면도날처럼 박한 이익과 치열한 가격경쟁으로 델컴퓨터 이외에 PC시장에서 제대로 생존할 업체가 없다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하고 “PC보다 서버나 IT서비스 같은 컴퓨터 사업과 인터넷전화·PDA·첨단게임기 같은 차세대PC에 주력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실제 올들어 미국 PC업체들의 수익성은 계속 악화되고 있는데 미국 4위 PC 업체인 게이트웨이의 경우 올해 평균 데스트톱 PC 판매가격이 1469달러 수준으로 작년의 1850달러와 비교해 무려 400달러 정도 낮아졌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지난 분기에 약 5억2000만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컴팩도 최근 분기 손실이 4억9900만달러나 달하고 있으며 가장 경쟁력이 높다고 평가받는 델컴퓨터 조차도 지난 분기에 36%나 수익이 줄었다. 세계적 시장조사기관인 IDC는 올해 미국 PC시장 규모가 작년보다 12% 축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전문가들은 침체 시장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크기에 승부를 걸 것이 아니라 기술 혁신에 무게를 두라고 밝히면서 그 좋은 모델로 인텔을 거론하고 있다. 즉 인텔은 한때 메모리 칩 시장을 장악했지만 경쟁이 치열해지자 과감히 이를 버리고 마이크로프로세서라는 새로운 시장에 승부를 걸어 성공했다는 것이다.
인텔처럼 PC업체들이 어려운 결정이 될 것이지만 “현재를 버리고 새로운 것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시장전문가들은 충고하고 있다.
스탠퍼드대 경영학 교수 조엘 하야트는 “HP-컴팩 합병은 사이즈를 강조한 과거를 모방했기 때문에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평가하며 “미래의 성공은 기술혁신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비록 전투에서 패했지만 전쟁에서는 이길 수 있다”며 “PC업체들이 현재의 PC사업보다는 차세대PC나 나노 바이오 분야 등의 새 유망 분야에 주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