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원의 악학궤변>머라이어 캐리 베스트 앨범

 

 ‘팝의 디바 머라이어 캐리의 베스트 앨범 Greatest Hits’

 

 보통 베스트 앨범하면 한 아티스트의 ‘일대기’가 돼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따라서 아티스트는 베스트 앨범을 발매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활동기간을 가져야 하며 수록곡들은 그가 발표한 앨범 중에서 선곡해야 한다. 물론 앨범의 곡들은 그 아티스트를 대표할 수 있는 것들이어야 한다. 하지만 최근의 경향을 보면 이러한 조건을 갖지 못한 앨범들이 다수 나오고 있다. 가령 정규 앨범을 두 장 밖에 내지 않은 올 세인츠의 베스트 앨범 ‘All Hits’처럼 말이다. 하지만 이러한 베스트 앨범의 홍수 속에서도 보석과도 같은 앨범은 있는 법이다. 아바의 ‘The Definitive Collection’이나 스매싱 펌킨스의 ‘The Greatest Hits’ 같은 앨범이 바로 그런 예다. 이들은 이미 ‘상황종료’된 밴드라는 점에서 선곡에 최선을 다한 흔적(?)이 역력하다. 하지만 현역으로 활동중인 아티스트들은 대개 베스트 앨범을 내더라도 완벽한 베스트를 내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 이유는 정규 앨범이 아직도 꾸준히 팔리고 있는 중이며 어떤 형식으로든 또다른 베스트 앨범을 낼 여지를 만들어 놓기 위해서다. 하지만 현역이라도 소속사를 바꿨을 때는 상황이 다르다. 이런 경우 이전 소속사는 자신들이 소유하고 있는 복제·배포권을 최대한 활용해 ‘앤솔로지’ 형태의 완벽한 베스트 앨범을 내놓는다. 이번에 발매된 머라이어 캐리의 ‘The Greatest Hits’가 그런 경우다. 이 앨범은 소속사를 옮겨 최근 ‘Glitter’를 발표한 머라이어 캐리의 이전 행적이 두 장의 CD에 빠짐없이 기록돼 있다. 머라이어 캐리는 98년에 이미 베스트 앨범 ‘#1`s’를 낸 적이 있다. 여성 아티스트로는 가장 많은 빌보드 넘버원 싱글을 가지고 있는 그녀다운 타이틀이다. 하지만 그것은 다분히 자기 과시적인 성격의 앨범이었으며 비록 1위는 못했어도 그녀를 얘기할 때 반드시 포함시켜야 하는 곡들을 다수 빠뜨린 불완전한 모음집이었다. 하지만 이번 앨범은 ‘#1`s’를 부분집합으로 완전히 흡수한 상태에서 중요한 싱글을 시간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최대한 수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진정한 그녀의 베스트 앨범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이전 소속사에서 내놓은 6개의 정규 앨범에서 ‘Emotions’ ‘Love takes time’ ‘My all’ 같은 히트곡을 3곡 이상 선곡했다. 언플러그드 미니 앨범과 크리스마스 앨범에서는 각각 ‘I`ll be there’와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 등을 수록했다. 베스트앨범 ‘#1`s’에서는 저메인 듀프리와의 듀엣곡 ‘Sweetheart’, 휘트니 휴스턴과의 듀엣곡 ‘When you believe’, 심지어 영국에서 최고 상종가를 기록하고 있는 웨스트 라이프와 함께 부른 필 콜린스의 명곡 ‘Against all odds’도 실려 있다. 이 정도 컬렉션이면 대부분의 팬을 만족시키기에 조금의 모자람도 없다. 왜냐하면 ‘이 노래는 있을까’하는 의구심을 29곡에 달하는 트랙 리스트가 완전히 해소해주기 때문이다.

 <팝 칼럼니스트·드라마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