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는 영혼이 들락거리는 길목이라 일컬어질 만큼 우리 몸의 신비한 중요 기관이다.
갓 태어난 신생아도 태어난 지 1주일이면 냄새로 어머니를 알아볼 정도로 우리의 기관 중 가장 먼저 기능을 발휘하는 기관이 코다. 사람의 코는 무려 1만가지 냄새를 감지할 수 있다.
숨을 들이쉬면 주변의 냄새 분자가 콧마루 뒤의 비강으로 흘러들어가고 거기에서 점액에 흡수된다. 이 점액은 500만개의 신경세포(뉴런)로 구성된 후각상피를 자극하게 된다.
후각이 예민한 개는 후각상피가 약 2억2000만개의 신경세포로 구성돼 있어 인간보다 44배나 많다. 후각 뉴런의 한끝은 비강 쪽으로 나와 있고 다른 끝은 뇌로 연결된다. 비강 쪽으로 나온 끝에는 섬모라 불리는 솜털이 달려 있는데 이 섬모의 표면에 냄새 수용기가 있다. 공기와 직접 접촉하는 수용기 세포는 냄새 자극이 포착되면 전기신호를 발생하며 이 전기신호는 후각 뉴런의 다른 끝을 통해 뇌의 후각피질로 전달, 냄새를 판별한다.
최근에는 이런 후각기관인 코를 응용한 전자코가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전자코는 사람 코의 후각세포에 해당하는 초정밀 센서와 사람 뇌의 후각피질에 해당하는 컴퓨터로 구성돼 있다. 사람의 후각세포가 감지한 냄새 정보를 뇌가 처리해 냄새를 지각하는 것처럼 전자코의 초정밀 센서가 공중에 떠다니는 냄새 분자에 반응하면 뇌의 후각 정보처리 방식을 모방한 패턴인식 소프트웨어가 냄새를 감별하게 된다.
전자코는 사람의 코가 오랫동안 학습을 통해 냄새를 지각하는 것처럼 냄새에 대한 일정한 정보를 반복해 입력하면 이를 기억해뒀다가 냄새를 인식한다.
전자코는 식품·의료·환경 분야에서 활용된다. 가장 활발한 응용 분야는 식품산업이다. 냄새 감별 전문가의 역할을 상당부분을 전자코가 떠맡을 수 있다. 맛과 냄새가 그 가치를 좌우하는 식품업계에서는 전문가들이 맛을 보고 냄새를 테스트하게 된다.
인간은 몇 개의 샘플을 테스트하고 나면 비슷한 냄새나 맛을 구분할 수 없기 때문에 계속 검사를 하기 위해서는 휴식을 취해야만 한다. 이에 반해 전자코는 하루 동안 수천 개의 샘플을 테스트해도 여전히 다른 맛과 냄새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다.
의료 분야에서는 원격진료에 활용될 수 있다. 가령 부산에 있는 환자의 상태를 서울의 의사가 원격진료할 경우 전자코로 전송한 환자의 냄새가 도움이 될 수 있다.
환경 분야에서는 전자코가 쓰레기의 유해성분을 찾아내거나 공장의 배출가스를 감시할 수 있다.
그 밖에도 전자코는 안전 분야에서 큰 역할이 기대된다. 범죄자가 가방에 숨겨둔 마약이나 폭발물을 냄새로 찾아내거나 폭발성 가스의 냄새를 맡고 신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최근에는 독일 튀빙겐대학 연구팀이 전자코를 이용해 쥐의 유전자 차이를 식별해내기도 했다. 이 연구팀은 전자코를 사용해 쥐들의 미묘한 냄새 차이를 구별해냈으며 쥐의 냄새와 유전자 사이에 연관이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를 이용하면 유전적으로 결정된 냄새가 인간의 행동을 비롯한 사회적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데 있어 생화학적 접근이 가능하게 된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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