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받는 유기EL시장을 놓고 형제기업간의 개발경쟁이 뜨겁다.
삼성SDI와 LG전자가 각각 2인치와 1.8인치급 풀컬러 수동형(PM) 유기EL을 내년부터 본격 양산할 계획인 가운데 형제회사라 할 수 있는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가 최근 능동형(AM) 풀컬러 시제품을 잇따라 선보이며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랐다.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업체인 이들의 사업진출이 주목받는 이유는 PM 제품보다 전력소모나 품질면에서 뛰어나고 대형화에 유리한 AM 유기EL에 TFT 공정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뛰어난 TFT 기술과 축적된 공정기술을 바탕으로 단숨에 차세대 AM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또 관계사의 눈치를 보느라 드러내놓고 연구하지 못하던 분위기도 최근 달라져 연구에 더욱 가속을 붙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초부터 5명으로 구성된 유기EL 연구팀을 운영하고 있다. 자체 장비가 없어 한달에 한번씩 일본에 건너가 패널을 제작해오던 삼성전자는 지난 7월 4.5인치 풀컬러 시제품을 개발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7인치 풀컬러 시제품을 선보이고 자체적인 성과 발표회를 갖는 등 상당한 개발 진척도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경영진의 분위기가 기존의 ‘만류’에서 ‘장려’ 쪽으로 바뀌었으며 내년 2월께 자체 증착설비를 도입하는 등 투자와 인력확보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LG필립스LCD도 최근 안양연구소에서 4인치 풀컬러 AM 유기EL 시제품을 선보였다. 특히 이 제품에는 국내 벤처업체와 공동개발한 전류구동형 IC를 탑재해 본격적인 상용화에 대비한 국산화 전략도 함께 진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LG필립스LCD는 TFT를 LG전자에 공급하고 유기EL사업은 접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다가 최근 자체 사업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LG필립스LCD 관계자는 “LG전자는 중소형, 필립스는 고분자, LG필립스LCD는 중대형 AM 유기EL사업으로 특화하는 방안을 논의중”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무한경쟁시대에 관계사를 밀어주기 위해 자체 연구개발을 소홀히 할 수는 없다”며 “AM 유기EL의 상용화는 2003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여 그때까지 더 훌륭한 개발성과를 내는 업체 쪽으로 자연히 사업정리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복투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으나 형제기업간의 개발경쟁은 국내 유기EL산업 경쟁력 강화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정진영기자 jych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