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싸게 매수할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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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적인 비수기에다 하이닉스반도체 매각 부결로 D램 가격 약세가 심화되고 있지만 국내 전문가들은 오히려 이를 삼성전자에 대한 저가 매수 기회로 삼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최근 D램 시장 동향을 보면 3월 출하량은 당초 예상과는 달리 전월 대비 2% 감소해 3개월 연속 줄었으며 D램 현물가격은 3월, 4월에 각각 17%, 12% 하락한 데 이어 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협상 결렬에 따른 여파로 5월에도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현물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된 흐름을 보였던 장기 공급 가격도 현물시장 가격과의 괴리가 40% 수준으로 벌어져 있어 5월의 약세는 불가피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28M D램 현물가격은 수급 불안정과 하이닉스 매각 협상 결렬에 따른 심리적인 요인이 겹쳐 5월중 2달러대 초반까지 단기에 하락할 수 있으며 장기 공급 가격도 5월중에 4달러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D램 가격 약세속에 반도체주의 주가도 약세국면이다. 43만원대까지 올랐던 삼성전자는 이날 34만8000원으로 마감됐고 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도 전주말 4개월만에 최저치로 무너졌다.

 하지만 국내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D램시장의 약세와 주가 조정 국면이 삼성전자를 포함한 반도체주의 저가 매수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반도체주들의 주가가 D램 가격 하락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D램 업체별 원가 차별성이 확대되고 있고 후발 D램업체의 적자가 누적된 점을 고려하면 가격하락의 골이 깊을수록 선발업체인 삼성전자는 장기적으로 수혜폭이 더욱 클 수 있다는 것이다.

 정창원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D램 가격 하락의 특징은 128M가 256M보다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고 장기 공급 가격보다 현물가격의 낙폭이 더 커 후발업체에 매우 불리한 상황”이라며 “이번 D램 가격 하락은 하반기 이후 업황 개선을 고려할 때 삼성전자에 대한 좋은 저가 매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6월부터 D램 가격의 재반등을 점치는 시각도 있다. 정보기술(IT) 경기가 회복국면이라는 데 이견이 없고 5월의 D램 가격 약세는 심리적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여전히 현물시장에서의 거래비중은 10%에 불과해 최근의 우려처럼 현물가격 약세가 큰 폭의 수익성 악화로 연결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민후식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인텔이 수요촉진을 위해 CPU 가격 인하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일시적인 128M D램의 가격인하가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며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 9조5000억원을 그대로 유지하며 저가 매수 기회에서의 비중확대를 권고한다”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