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11시 서울교육문화회관 2층. MP3플레이어업체들이 1년 6개월을 끌어온 특허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디지탈웨이 등 5개 MP3플레이어업체와 특허보유업체인 엠피맨닷컴의 특허를 인정해주고 앞으로 5년 동안 대당 25센트의 로열티를 지불키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엠피맨닷컴은 특허를 인정받아 앞으로 5년간 매년 4억∼6억원의 로열티를 받게 됐고 MP3플레이어업체들은 상장이나 펀딩의 걸림돌인 특허문제를 해결하게 됐다. MP3플레이어업계로서는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의미있는 자리를 마련한 셈이다.
하지만 MP3플레이어업체 사장들은 계약서에 서명하면서도 표정이 어두웠다. 엠피맨닷컴 측이 서명식 전에 특허료 적용 물량을 늘려달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양해각서 교환 때만 해도 매년 10만대에 한해서만 특허료를 지불하는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하기로 합의했으나 본계약 체결 당일날 30만대로 늘려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협상에 나온 MP3플레이어업체 사장들은 한마디로 ‘어이없다’는 반응이었다. 계약식에 참석한 A사 사장은 “코스닥등록 때문에 협상에 나선 것이지 엠피맨닷컴의 특허를 인정한 건 아니다”며 “도대체 매번 협상을 하고도 새로운 조건을 제시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토로했다.
B사 사장은 “엠피맨닷컴은 해외에서도 특허를 인정받아 국내 업체들이 특허료 때문에 경쟁에서 밀리는 일이 벌어지지 않아야 한다”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엠피맨닷컴은 아직까지 해외에서 특허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한국포터블오디오협회(KPAC)의 대표사인 디지탈웨이 우중구 사장의 중재로 양측은 무사히 협상을 마쳤다. 그러나 양측은 계약서에 사인한 후 산자부의 중재에 ‘고맙다’는 체면치레 정도만 하고 곧바로 헤어졌을 만큼 여전히 앙금이 남아 있는 듯 보였다.
한국 MP3플레이어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업계의 공조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이번 특허료 협상은 MP3플레이어업계에 산적한 문제 중 겨우 하나에 불과하다. 업계 공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더 많은 난관을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특허분쟁으로 쌓인 앙금을 하루빨리 털어버려야 한다.
<정보가전부·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