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U텔레콤 아시아 2002` 결산

 지난 2일 홍콩컨벤션센터에서 32개국 320여개 IT기업이 참가한 가운데 개막된 ‘제6회 ITU텔레콤아시아 2002’ 국제전시회가 7일 폐막된다.

 이번 행사는 세계 IT경기의 위축을 반영하듯 지난 2000년 5회 행사에 비해 참가업체 및 관람객이 30% 이상 줄어든데다 내용측면에서도 이미 지난행사 당시 핫이슈로 부각됐던 ‘3세대(G) 이동통신’과 ‘차세대네트워크(NGN)’가 행사 전면에 재부상하는 등 특별한 이슈가 별로 없어 아시아 최대규모의 IT전시회란 명성에 다소 빛이 바랬다.

 하지만 이번 전시회에서는 3G의 상용화와 NGN의 성공적인 구축방안이 이슈로 떠오르면서 KT와 SK텔레콤,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참가업체들이 많은 주목을 받았다.

 KT는 전세계 주요 통신사업자들이 심각한 불황에 허덕이는 가운데서도 성공적인 초고속인터넷사업으로 새로운 성장모델을 보여줬고 NGN 구축을 위한 마스터플랜을 제시, 통신업계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또 SK텔레콤과 삼성전자, LG전자 등은 3G 상용화를 위한 다양한 솔루션과 제품을 선보이며 관람객의 관심을 끌었다.

 시스코시스템스와 노텔네트웍스·루슨트테크놀로지스와 에릭슨 등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메이저 통신장비업체들은 획기적인 신기술을 내놓고 참관객을 유혹했던 예년과 달리 통신사업자들이 안정적인 수익사업을 전개할 수 있는 통신장비와 솔루션을 선보이며 3G상용화와 NGN의 성공적인 구축을 위한 동반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데 주력했다.

 국가별로 볼 때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화려하게 부상한 나라로는 IT강국으로서의 위상이 크게 높아진 우리나라와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이 꼽히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는 차이나텔레콤과 차이나유니콤·차이나모바일 등 통신사업자는 물론 화웨이와 베이징하버네트웍스 등 통신장비 업체가 대거 참여, 중국이 단순한 거대시장에서 벗어나 아시아의 IT 맹주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중국은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 IT산업이 양적으로 팽창하고 있음은 물론 질적으로도 크게 성장하고 있음을 대내외에 과시했다. 중국의 주요 통신사업자들은 비록 초기 수준에 머물고는 있으나 m커머스와 텔레매틱스 등 다양한 차세대 무선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였으며 화웨이와 베이징하버네트웍스 등 통신장비 업체들은 광대역 브로드밴드 솔루션 등을 선보이며 빠른 기술발전 속도를 자랑했다.

 한편 이번 전시회에서는 오는 2004년 텔레콤아시아의 개최지를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개최지 유치를 신청한 도시 가운데 유력 후보로 부상한 부산(한국)과 방콕(태국)간 우열이 가려지지 않아 개최지 선정이 한두달 뒤로 연기됐다.     

 당초 우리나라는 IT강국이란 이점을 최대한 활용, 이번 행사기간중 2004년 텔레콤아시아를 무난히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우며 막판 뒤집기에 나선 태국의 공세로 인해 개최지 유치를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에서 이번 전시회를 마감했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