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IC카드 산업이 시작된 것은 80년대 후반부터다. 한때 사회적으로 큰 관심을 불러모았던 전자주민카드 사업이 계기였다. 불과 몇 년 만에 상황이 급변하면서 반도체 회사들을 비롯, 수많은 젊은 기업들이 부침을 거듭했지만 그동안 국내 IC카드 산업의 체질을 다지게 한 것도 사실이다. 특히 소프트웨어 기반 애플리케이션에서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국내 솔루션 업계는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왔다. 각 분야에서 돋보이는 기술력으로 활약하고 있는 주요 솔루션 업체들을 소개한다. 편집자
◇케이비테크놀러지=케이비테크놀러지(대표 조정일 http://www.kebt.co.kr)는 코스닥 시장에서 ‘전자화폐’ 테마주를 선도했던 IC카드 솔루션 전문업체다. 사실 사업성격이 ‘솔루션’이다 보니, 실제 전자화폐 사업과는 거리가 있긴 하다. 그러나 전문업체로는 드물게 접촉식에서 비접촉식(RF) 교통카드, 카드에서 단말기·시스템에 이르기까지 IC카드 솔루션을 라인업하고 있는 기업이다.
케이비테크놀러지가 다른 솔루션 사업자들과 구별되는 점은 사업초기부터 전자화폐 사업자인 마이비와 함께 철저히 지역 교통카드 사업권 확보에 주력했다는 것이다. 10여개 지방자치단체의 버스조합과 사업권계약을 맺음으로써 솔루션 매출을 약속받은 셈이다.
이 회사는 부산 마이비 전자화폐 시스템을 구축한데 이어 전북·원주·울산·경남 지역에도 자사 솔루션을 공급했다. 최근에는 전남지역 교통카드 시스템 구축에 착수했고, 내년에는 국민·삼성·LG카드 등을 신용카드사들을 지자체에 대거 진입시킴으로써 본격적인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향후 신용카드사들의 교통카드 시장진입을 허용하는 대신 카드·단말기 등 솔루션 공급의 우선권을 갖게되는 것이다.
이미 지난 11월에는 국민카드와 마이비 전자화폐 및 서울 주차카드인 ‘메트로카드’ 발급시스템 공급계약을 맺었다. 이 카드는 서울시 공영주차장의 요금을 결제할 수 있는 IC카드형 전자화폐로 서울 교통카드와도 호환이 가능하다. 케이비테크놀러지는 또 최근 도로공사가 발주한 톨게이트 자동요금징수시스템(ETCS) 적격업체 가운데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이 회사는 최근 해외진출에도 적극적이다. 국내에서 검증된 첨단통합교통카드시스템(TIMS)을 남미의 페루 국립사범대에 공급키로 계약협상을 진행중이며, 중국·동남아·중앙아시아권에도 수출을 타진하고 있다. 내년 이들 지역의 수출이 순조롭게 성사될 경우 케이비티는 약 300억원의 해외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스마트카드연구소=스마트카드연구소(대표 김운 http://www.smartcardlab.com)는 KTF가 야심작으로 선보인 휴대폰 내장형 칩카드 시스템을 개발한 업체다. 이 시스템은 휴대폰 안에 접촉식·비접촉(RF) 칩카드를 모두 수용할 수 있는 국내 첫 콤비카드 솔루션이다. 3세대 이동전화사업자인 KT아이컴과는 IMT2000용 사용자인증카드(USIM) 시스템을 컨설팅한 전력도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SK텔레콤의 모네타카드도 납품하는 등 휴대폰 칩카드 분야에서는 종합적인 솔루션을 갖추고 있다. 올 들어서는 휴대폰 내장형 콤비카드에 적외선지불결제(IrFM)를 수용하는 솔루션도 출시했으며, 가맹점 단말기용 ‘동글’도 추가 개발했다.
통신과 결합된 m커머스용 IC카드 분야에서만 올해 45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는 것은 이처럼 남다른 기술력 덕분이다. 이 회사가 구비한 솔루션은 사실 IC카드·단말기를 비롯, 각종 보안모듈과 스마트카드관리시스템(SCMS)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내년에는 보다 적극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해외 GSM 사업자들의 이동통신용 인증카드인 가입자식별모듈(SIM)카드 분야에 신규 진출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SK텔레콤·KTF·LG텔레콤의 전략적인 행보에 힘입어 휴대폰 지불결제 서비스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또한 KT아이컴의 범용가입자식별모듈(USIM)카드를 개발한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 상반기까지는 국내 CDMA 사업자를 위한 카드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국책과제로 추진중인 USIM카드 개발사업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SIM카드 분야에서는 이미 가시적인 성과물이 기대된다. 몽골지역에 진출한 옴니텔과 함께 SIM카드용 부가서비스를 공동 개발키로 최근 계약을 맺는가 하면, 중국·대만·일본 등지에 수출을 타진중이다.
이를 위해 인도 등지의 우수 해외인력을 영입, 연구개발인력 보강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내년에는 올해의 배 가까운 8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하이스마텍=하이스마텍(대표 김정수 http://www.hismartech.com)은 발급장비에서 카드·단말기·시스템에 이르기까지 IC카드 환경에 필요한 토털솔루션을 갖춘 전문업체다. 올해 예상실적만도 120억여원. 최근 코스닥에 등록함으로써 제2의 도약을 시도하고 있는 이 회사는 지난 98년 현대전자의 IC카드사업부가 분사한 것이 모태가 됐다.
올해는 신용카드·전자화폐 중심의 금융권 시장과 대학·민간기업의 출입관리시스템, 은행·카드사들의 발급·보안시스템이 주된 사업영역이었다. 내년에는 IC카드 시장의 변화에 긴밀하게 대응해 핵심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방향으로 신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통신사업자들의 IC카드 사업에 적극 참여, 개방형 콤비카드 보급에 역점을 두기로 했다. 이를 위해 하이스마텍은 자바오픈플랫폼 카드를 내년 상반기까지 개발하고 시장선점에 나설 예정이다.
또한 IC카드 발급저변이 확대되는 점을 감안, 중소 발급기관을 대상으로 발급시스템 공급확대에 주력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최근 삼성카드에 구축한 스마트카드관리시스템(SCMS)을 구축한 것을 계기로 발급시스템과 연계한 확대 보급을 계획중이다.
내년에 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휴대폰 내장형 칩카드 서비스는 빼놓을 수 없는 이회사의 텃밭이다. 하이스마텍은 이미 SK텔레콤에 적외선결제(IrFM)·고주파(RF)용 결제시스템과 가맹점 단말기용 ‘동글’을 납품한 바 있다. 본격적인 인프라 보급이 예상되는 내년에는 방대한 규모의 추가 수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다기능 스마트카드 환경에 대비한 새로운 부가서비스로 온오프라인 상거래용 로열티 프로그램을 개발, 적극적인 보급에 나설 계획이다. 이밖에 증권사·은행 등 공인인증서 수요가 예상되는 분야도 관심대상이다. 하이스마텍은 휴대형 ‘USB 키’ 형태의 공인인증서를 출시해 이미 주요 증권사를 대상으로 영업에 착수했다.
◇에스원=에스원(대표 이우희 http://www.s1.co.kr)은 불과 1년새 국내 IC카드 시장의 최대 시스템 사업자로 등장한 기업이다. 전통적인 경비보안 업체로 알려진 에스원은 이미 수 년 전부터 첨단 보안서비스 기업으로 변신을 선언하고 발빠른 준비를 해왔다. 이우희 사장이 올해 3대 경영목표 가운데 하나로 IC카드 사업의 성공적인 안착을 꼽은 것도 이같은 전략적 판단에서다.
실제로 에스원은 올해 삼성그룹 사원증 시스템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국내 최대 규모의 민간 IC카드 커뮤니티를 만들어냈다. 덕분에 사실상 사업 첫해인 올해 IC카드 부문의 예상매출도 250억원 안팎에 이른다. 또한 자체 IC카드 기술연구소를 가동하면서 축적한 기술력도 만만치 않다. 비자인터내셔널의 글로벌 솔루션 파트너로 선정된 것과 무관치 않은 배경이다.
에스원이 구상중인 IC카드 사업의 특징은 자사 고객사 기반을 바탕으로 한 이른바 ‘민간 커뮤니티형’ 서비스 모델이다. 특정 회사의 임직원들에게 출입·근태관리를 기본으로 금융·의료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연계함으로써 일종의 자생적인 IC카드 수요를 창출하는 방식이다. 대다수 사업자들이 정부나 통신·금융 대기업의 프로젝트에 매달리는 것과는 차별화된 대목이다.
에스원은 내년에도 일반기업 대상의 사원증 사업에 역점을 둘 계획이다. 한장의 IC카드에 출입·근태·방범·식당·주차·공인인증서 등의 기능을 담아 기업규모에 따른 맞춤형 시스템을 제공할 예정이다.
의료 분야에서는 삼성서울병원에 구축중인 IC카드 시스템을 모범사례로 정착, 전국 의료기관을 상대로 보급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 삼성에버랜드와 IC카드 사업을 추진한 경험을 바탕으로 테마파크용 스마트카드를 일반인들에게 확산시킬 계획이다.
이와 함께 내년부터 금융권의 공인인증서 사용이 전면 의무화됨에 따라 인증서 시장을 겨냥한 IC카드 발급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에스원은 다기능을 수용할 수 있는 개방형 대용량 카드를 개발하는 한편 차세대스마트카드기반금융서비스 표준규격인 ‘EMV’ 인증도 받을 예정이다.
◇스마트로=스마트로(대표 이종인 http://www.smartro.co.kr)는 ‘IC카드 부가가치통신망(VAN)’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가장 적극적으로 개척하고 있는 전문업체다. LG정유의 관계사로 세간의 관심을 모은 스마트로는 마그네틱카드 환경에서 단순히 신용카드 승인조회에 머물렀던 VAN 서비스를 한차원 끌어 올리는데 선도적으로 나서고 있다.
올해에는 LG정유 소속 전국 주유소에 IC카드용 VAN 서비스를 확산시키는데 주력했다. 현재 LG정유 주유소 및 가스충전소 가운데 80% 이상 가맹점에 단말기를 설치한데 이어, 내년부터는 LG그룹 전 계열사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미 LG홈쇼핑·LG텔레콤 등 그룹내 VAN 서비스에 진입하고 있으며, 연말까지는 일반 가맹점을 포함해 약 4만5000곳에 IC카드 서비스를 개통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내년 상반기를 기점으로 기타 일반가맹점까지 사업영역을 넓혀 전체 VAN 시장의 10% 점유율에 진입한다는 구상이다.
내년부터는 스마트로가 선도하는 IC카드 VAN 시장의 태동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까지 가맹점 단말기 보급목표는 10만대 가량. LG정유와 손잡고 로열티·신용카드 겸용 IC카드도 400만장 가량을 공급할 계획이다. IC카드 VAN은 마그네틱 신용카드 환경에서 승인조회에 그쳤던 서비스를 마일리지·전자화폐·상품권·교통카드·인증서·금융계좌 등으로 연계, 확대할 수 있다. 마그네틱카드가 단일 거래였다면 IC카드는 복수 거래를 유도함으로써 VAN 서비스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셈이다.
스마트로는 현재 IC카드 기반의 VAN 환경에서 교통카드·전자화폐·로열티·ID기능 등에 대한 시범서비스를 완료하고, 내년도 본격적인 상용화를 준비중이다. 신생 영역인 IC카드 VAN 시장전망에 기대감을 갖게 되는 배경이다. 특히 교통카드 분야에서는 도로 교통요금자동징수(ETCS) 시장에 진출해 선·후불 겸용 비접촉식(RF) 시스템을 선보일 계획이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