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SK텔레콤 입찰 `지지부진`

◆엔터프라이즈부·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대통령선거 못지 않게 국내 이동통신장비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SK텔레콤의 WCDMA 장비공급자 선정을 놓고 뒷말이 적지 않다.

 지난해초부터 IMT2000서비스를 위한 2000억원 규모의 WCDMA장비 공급업체 선정에 나선 SK텔레콤은 2년여 가까이 선정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공급업체를 선정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0월 2차 벤치마킹테스트(BMT)를 끝으로 모든 평가작업이 완료됐지만 뚜렷한 이유없이 공급업체 발표가 지연되고 있는 것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SKIMT는 실무 임원진까지의 평가보고는 끝난 상태며 최고위층의 마지막 결정만이 남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업체선정을 위한 모든 사전작업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업체선정이 계속 지연되자 관련 업계에서는 이를 놓고 갖가지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당초 11월 중으로 예정됐던 발표가 연기되자 대선 전에는 마무리될 것이라는 기대섞인 목소리가 높았지만 대선이 끝난 지금은 정치적인 부담으로 인해 업체선정이 더 지연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지연 이유를 놓고도 갖가지 소문이 들린다. 국산 2개사, 외산업체 3개사가 수주전을 벌이고 있는 이번 입찰에서 SK텔레콤이 국산 2개사를 공급업체로 선정하려다 ‘외산업체 차별’이라는 공정성 시비에 휘말릴 것을 우려해 발표시기를 미루고 있다는 소문부터 실무진과 고위층간 의견 차이가 심해 업체를 선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 공급업체를 선정하고도 보다 유리한 가격조건을 끌어내기 위해 시간을 끌고 있다는 말까지 그야말로 각양각색의 시나리오가 나돌고 있다.

 물론 SK텔레콤 입장에서는 이번 입찰이 IMT2000 사업의 성공적인 시작을 위한 첫 발걸음이라는 점에서 보다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막연히 결정을 미루는 것만으로는 역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게 기자의 생각이다. 더욱이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실시한 모든 평가작업이 끝난 상황에서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는 내부 논의작업이 길어지는 것은 자칫 업체선정 후 괜한 시비만을 불러올 뿐이다. 신중함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과 지나친 신중함으로 인해 잃을 수 있는 것을 생각해봐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