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프라이즈부·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하신 분들은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살아남은 업체인만큼 내년에도 꼭 다시 뵙기를 기원합니다.”
한국리눅스협의회가 최근 개최한 ‘리눅스인의 밤’ 행사에서 신재철 회장이 건넨 인사말이다. 아닌 게 아니라 지난해에 비해 절반 이상으로 참석자가 줄어든 이날 송년모임에는 국내 리눅스시장을 이끌어온 다수 전문기업의 CEO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1세대 리눅스기업을 자처한 리눅스원·자이온리눅스시스템즈·아델리눅스 등이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거나 사업을 정리한 가운데 이날 행사는 올해 리눅스기업들이 겪은 극심한 어려움을 단적으로 입증해준 자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생존한’ 리눅스기업들이 3기 신임 회장에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행사 내내 참석자들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이날 추대된 최준근 한국HP 사장이었다.
그러나 오랜 산고 끝에 확정된 최 신임 회장에 대해 리눅스업계가 무조건 환영 일색만은 아닌 것 같다. 최근 리눅스 진영의 적대 세력인 마이크로소프트와 긴밀한 전략적 제휴를 맺은 최 사장으로서는 잡음없이 양쪽 업계를 조율해나간다는 것이 쉬울 리 없다는 게 업계의 우려섞인 목소리다.
최 신임 회장의 추대를 놓고 ‘의외’라는 반응이 지배적인던 것도 MS와 HP가 굳게 악수를 나누는 장면이 리눅스 관계자들의 뇌리에 각인돼 있기 때문이다.
또 지난 2년간 리눅스 진영의 든든한 후원자로서 국내외에서 정책적으로 리눅스 보급에 앞장선 IBM에 비하면 아직 HP는 뚜렷한 리눅스 지원 전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최 신임 회장의 취임이 침체된 리눅스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밑거름이 되기 위해서는 이 같은 불신을 해소하고 회원사들을 적극적으로 끌어안으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이번 3기 협의회가 얼마만큼 의욕을 보이느냐가 협의회는 물론 국내 리눅스업계의 생사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라는 게 신임 회장에 대한 업계의 당부임은 두 말할 나위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