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의 연인’ ‘비즈니스계의 대처’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CEO’ ‘실리콘밸리의 신데렐라’….
모두 칼리 피오리나 HP 회장 겸 최고경영자를 수식하는 말이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과 함께 외국 방문시 국빈 대접을 받는 그는 ‘컴덱스’ ‘세빗’ 같은 세계적 IT회의의 단골 기조연설자로,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세계 IT시장의 풍향계 역할을 한다. 작년 연 매출 800억달러가 넘는 거대 기업을 탄생시킨 그는 이제 새해를 맞아 ‘뉴HP’를 새롭게 도약시키기 위해 신발끈을 다시 조이고 있다.
전자신문과의 신년 e메일 인터뷰에서 그는 “이제 핫박스나 독자 기술, 그리고 킬러 애플리케이션만으로는 부족하다”며 “고객들은 애플리케이션과 기술, 그리고 프로세스간의 연결과 통합을 원하고 있다”며 새해 화두를 밝혔다. 다음은 e메일을 통해 나눈 일문일답.
―세계 경제성장의 주요 원동력이었던 IT 산업이 닷컴붕괴 이후 휘청거리고 있다. 경기회복 시기를 포함해 올 한해 세계 IT경기를 어떻게 보는지.
▲2003년 세계경제는 불확실성 요소가 많다. 하지만 완만한 회복세에 접어든다는 설과 이라크전쟁·유가인상·주가하락 등으로 ‘침체기’로 들어설 것이라는 두가지 설이 지배적인데, HP도 두가지 시나리오에 대비한 경영을 준비하고 있다.
한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세계경제가 회복국면으로 들어설 경우 미국기업의 IT 투자는 전년대비 약 5%대로 증가하고 반면 만일 침체국면으로 들어설 때는 마이너스 성장이 예측된다고 한다.
모두가 그렇듯이 나도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부문이 더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하드웨어 부문은 가격경쟁이 올해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와 함께 커모디티제이션(Commoditization)과 통합(consolidation)이 주요 트렌드로 나타날 것이다.
―70년대 반도체, 80년대 퍼스널컴퓨터(PC), 90년대 인터넷 등 고비마다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만한 신기술이 나타나 세계 IT시장을 이끌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같은 획기적 신기술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이는 IT경기 불황과도 연관이 있다고 보는데 올 한해 세계 IT업계에서 가장 주목받을 중요한 제품이나 기술이 있다면.
▲현재 기술산업은 근본적 변화를 겪고 있다. 경기침체와 IT투자의 감소라는 표면적인 현상 저변에는 IT산업의 구조적 변화가 있다. 그리고 이러한 구조적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달라지고 있는 고객의 요구사항이다. 이제는 핫박스나 독자적인 기술, 킬러 애플리케이션만으로는 부족하다.
고객은 애플리케이션과 기술, 그리고 프로세스간의 연결을 원하고 있다. 고객들은 복잡성을 줄이고 총소유비용을 낮추고 싶어하며 더욱 향상된 생산성, 관리가능성, 호환성, 보안성 등을 원하고 있다. 고객이 원하는 것은 자신의 삶을 복잡하게 만드는 어렵고 대단한 기술이 아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보다 쉽고 재미있고 생산성 높은 간편하고 편리한 기술이다. HP는 지금 정보기술 투자에 대한 최대의 이익을 돌려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기술의 사용이 고객에게 간편하고 편리한 경험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5월 컴팩과 합병한 후 꼭 7개월이 지났다. 작년에 한 콘퍼런스에서 합병과 관련한 평가에서 본인 스스로 B∼B+로 평가한 적이 있는데, 현재의 상황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언급한다면.
▲컴팩과의 합병으로 HP는 ‘비용절감’과 ‘경쟁력 확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먼저 비용절감면에서는 통합 당시 2003년까지 2년 동안 약 30억달러의 비용절감 목표를 정했는데, 지난 한해 동안 그 중 80%의 목표를 달성했다. 특히 비용절감은 구매와 공급망 통합, 감원, 생산설비 통합 등을 통해 이루어졌다.
―HP 한국지사는 한국산업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한국 IT산업에 대한 지원전략을 알려달라. PC 등 주요 컴퓨터 제품의 아웃소싱을 한국에서 확대할 계획이 있는가.
▲한국은 전반적으로 교육수준도 높고 정보화에 대한 기업 및 개인, 그리고 정부의 의지도 강하다. 국가 전체적으로 진보된 기술에 대한 수용이 매우 적극적이고 인터넷의 효율성을 비즈니스에 접목시키고자 하는 의지가 매우 강하다. 나는 이러한 한국의 잠재력을 믿었고 현재도 그렇다. 현재 ‘파빌리온’은 삼보컴퓨터에 그리고 노트북과 태블릿PC는 LG전자, 또 ‘에보’ 데스크톱은 연일전자에 아웃소싱을 주고 있다. HP는 한국의 IT 기술력을 인정하고 높이 평가하고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HP의 제품을 한국의 좋은 기술력을 지니고 있는 기업들에 아웃소싱할 예정이다.
―‘아이팩’ 포켓PC나 태블릿PC와 같은 포스트PC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HP의 포스트PC 시장전략은 무엇인가.
▲우리는 제1세대 포스트PC로 ePC, 울트라 슬림PC를 생각하고 있으며 제2세대는 데스크톱, 노트북과 PDA를 새롭게 접목시킨 태블릿PC로 생각하고 있다. 현재 미국시장에서는 태블릿PC를 쓰는 것뿐만 아니라 음성인식도 가능하게 했다. 아마 한국시장도 빠른 시간 내에 음성인식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컴팩과 합병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PC시장에서 1위자리를 다시 델컴퓨터에 빼앗겼는데 이를 만회하기 위한 전략은 무엇인가. 올해는 1위를 다시 탈환할 수 있는가.
▲현재 PC시장은 너무 치열한 가격경쟁으로 업체들이 많은 출혈을 하고 시장을 지켜나가고 있다. 이대로 계속 시장이 과열된다면 PC시장이 큰 구조조정이 있어야 할 것이다. 90년대의 자동차 시장경쟁이 치열해져 공급과잉으로 때문에 많은 업체들이 흡수합병 또는 업계에서 퇴출됐다. PC시장도 그와 같은 단계를 거쳐야 할 것으로 본다. 현재 1위의 위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매출과 이익을 얼마나 균형있게 유지하면서 그 위치를 지키느냐가 더 중요하다.
―대학에서 중세사를 전공하도고 세계적 CEO로 성공했는데 당신을 본받고자 하는 한국의 여성들에게 한마디 조언한다면.
▲나 개인적으로는 부모님께 감사한다. 왜냐면 나는 어렸을 적부터 “스스로의 한계를 정하지 말라”고 교육받았고 이러한 방침은 오늘날의 나를 있게 한 토양이 됐기 때문이다. 한국여성들에게도 “스스로의 한계를 정하지 말고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HP가 주력하고 있는 엔터프라이즈 사업부의 올 한해 사업전략에 대해 말해달라.
▲합병작업을 마치고 하나의 회사가 된 HP는 네가지 기본 목표를 가지고 있다. 첫째는 정보기술 투자에 대한 최고의 수익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고객에게 간편하고 편리한 기술사용 경험을 제공하고, 셋째는 항상 세계 수준의 가격구조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넷째는 다른 사람을 위해 기여하고 기술산업을 리드하며 파트너가 될 수 있는 곳에 우리의 인력과 투자를 집중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HP는 ‘어댑티브 인프라스트럭처(AI:Adaptive Infrastructure)’라는 슬로건으로 2003년을 준비하고 있다. AI의 기본 개념은 고객이 필요로하는 요구를 즉각, 모든 것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칼리 피오리나 HP 회장은 누구
스탠퍼드대학에서 중세사와 철학을 전공(76년 졸업)한 피오리나는 지난 99년 7월 HP의 최고경영자(CEO)로 부임했다.
당시 그는 HP 사상 처음으로 외부에서 CEO를 영입한 케이스로 많은 화제를 모았는데 경쟁률이 무려 800대1에 달했다.
HP에 오기 전에는 AT&T에서 20년간 근무했다. AT&T에서 근무하던 96년에는 루슨트테크놀로지를 AT&T에서 분사하는 프로젝트를 주도, 루슨트를 뉴욕 증시 사상 최고 액수로 상장(IPO)시키는 수완으로 다시한번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HP의 사령탑을 맡은 이후 컴퓨터·프린터기기 업체이던 HP를 단기간에 IT 종합서비스 회사로 변신시키는 저력도 보여주었으며 과감한 구조조정을 실시해 83개 독립 사업부를 6개 사업부로 통폐합하기도 했다.
또 종신고용의 전통에 안주해 있던 HP 직원에게는 “실적에 따라 하위직 일정비율은 무조건 해고하겠다”며 경쟁력 강화를 위한 날카로운 칼날을 들이대기도 했다. “HP는 내가 취임하기 이전에도 위대한 기업이었다. 하지만 번창하는 기업에도 언제나 변화가 필요한 법이다.” 변화를 생명처럼 여기는 피오리나의 HP 취임 일성이었다.
◆별자리 본 피오리나의 2003년 운세
피오리나:1954년 9월 6일생. 처녀자리
처녀자리의 사람은 감정이 섬세하며 순수한 정신을 간직하고 있다. 그래서 자기를 희생해 모든 일에 헌신적 사명감을 갖고 성의를 다하며 어떤 일을 할 때는 보다 높고 완전한 수준을 향해 일로 매진하고 결코 중도에서 포기하거나 좋은 형편의 현실과 타협하지 않는 결벽증을 가지고 있다. 어떤 일도 반드시 해내고 마는 것이 습관화돼 있고 여기에서 사는 보람을 느낀다. 또한 장점과 단점에 대해 치밀하게 계산하며 속마음과 겉모습을 능수능란하게 조절할 줄 아는 상당한 처세가다. 표면적으로는 온화, 조화를 외치지만 속마음은 상당히 승부에 대한 열의로 가득 차있는 성격이 많다. 다소 내성적이며 보수적인 성향이 있기도 하다.
올해는 몸을 사용하는 작업이 잘 진척되는 시기다. 스포츠 활동에도 좋은 시기다. 날씨가 좋은 날은 실내보다도 실외에서 보내는 게 좋다. 올해는 자신의 노력으로 타인에게 금전운을 넘겨주는 운이다. 자신의 재산 운은 크게 좋지 않지만 다른 이에게 큰 재물을 만들어주는 운이 있다.
한 직장에 오래 머물러 안정된 수입을 가져야만 재운이 좋아지며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 심중에 많은 것을 담으나 표면에 잘 내색을 하지 않는 것이 스트레스로 작용해 위장이나 심장이 좋지 못할 수도 있다. 가끔 불면증으로 고생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생활에 여유를 찾아보는 것이 건강에 좋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