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유통업계 새판 짠다.’
유통업계가 새해 벽두부터 술렁이고 있다. 특히 그동안 항간에서 떠돌던 인수합병이나 구조조정 등 ‘빅딜’이 구체화되면서 새로운 유통지도가 그려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온라인 쇼핑=가장 큰 관심을 끄는 것은 역시 후발 TV홈쇼핑의 인수합병 논의다. 후발업체는 현행 방송법상 2004년까지는 지분변동이 힘들지만 이미 시장포화라는 분석이 높아 올해는 물밑에서 막판 협상이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가장 유력하게 떠오르는 안은 어떤 방식으로든 롯데가 홈쇼핑시장에 뛰어든다는 것이다. 이미 오프라인의 ‘유통 명가’로 자리잡은 롯데 입장에서는 미래 성장성과 사업 포트폴리오를 위해서도 홈쇼핑시장 진출을 공공연하게 밝혀왔다.
롯데는 이미 사업기반을 갖춘 후발업체뿐 아니라 규모있는 선발업체 인수도 하나의 대안으로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쇼핑몰도 삼성몰·LG이숍·인터파크·한솔CS클럽·롯데닷컴 등 기존 ‘메이저 5강 체제’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CJ와 현대가 이미 ‘쇼핑몰 빅3’를 기치로 공격경영에 나서고 라이코스와 해피투바이가 합친 매머드 쇼핑몰 네이트몰을 비롯한 포털업체의 쇼핑몰도 한판승부를 벼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 업체간 우열이 크게 갈리고 선두권에서 밀린 업체끼리 합종연횡이 거세게 일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할인점=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공격적인 점포확장을 준비중인 할인점 업계는 포화된 시장상황을 고려할 때 할인점과 시너지를 높이는 신규사업 진출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할인점은 실제로 연초 발표한 출점수만 합하더라도 지난해 240개에서 올해는 300개에 육박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는 경쟁력없는 점포는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철수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며 이의 대안으로 신규사업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현재 가장 유력한 신규사업이 대형 슈퍼마켓이다.
이미 이마트는 할인점과 별도로 영업면적 600평 규모의 ‘이마트 에브리데이’를 신월점과 수서점에 오픈한 데 이어 올해 역시 할인점 출점과 병행해 최소한 5개 이상의 대형 슈퍼마켓 출점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홈플러스도 ‘테스코 메트로’라는 이름으로 소형 점포를 적극 개발하기로 하고 태스크포스를 발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편의점과 백화점=기업형 유통의 큰 축의 하나인 편의점 역시 점차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전망이다. 이미 점포수 면에서 1000개를 넘어선 훼미리마트와 LG유통의 LG25가 확고하게 편의점 ‘투톱’ 체제를 유지해 2위권 업체인 동양그룹의 바이더웨이와 대상그룹의 미니스톱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에 따라 바이더웨이와 미니스톱이 생존 차원에서 전격적인 빅딜을 통해 규모를 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두 회사가 합병을 결정한다면 총 점포수가 1200개에 달해 일약 시장 지배력 업체로 떠오르게 된다.
다른 유통채널에 비해 성장동력이 약한 백화점도 시장이 포화점에 달한 만큼 무리하게 출점하기 보다는 선별적 인수합병이나 업체간 제휴를 추진할 것으로 보여 올해 유통업체는 ‘빅딜과 구조조정’을 통해 새로운 유통지도를 그리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망라하고 유통시장은 시장 수위업체와 그렇지 못한 업체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다”며 “시장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업체가 있는 점을 볼 때 올해부터는 시장에서 밀린 업체를 중심으로 합종연횡이 본격화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