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창간21주년 기념 100대 CEO 설문조사(2)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IT CEO 100인 설문조사]10대 신성장동력에 대한 의견은

 ◇참여정부 정책에 대한 만족도

 노사·남북·빈부격차 등 지난 2월 25일 출범한 ‘참여정부’ 앞에 난관이 산적해 있다. 일각에서는 “정책담당자들이 실효성 있는 정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질타하며 “한국 경제에 대한 인식과 진단이 정확하지 않아 제대로 된 처방이 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CEO들의 참여정부 정책 전반에 대한 체감 만족도는 ‘기대 이하’로 나타났다. 절반에 가까운 42%의 사람들이 ‘보통’이라고 답했으며 ‘실망’이라고 답한 사람도 42%나 됐다. 또 ‘매우 실망한다’는 답변도 8%나 나왔다.

 일부에서는 경제가 어려운 것이 참여정부만의 책임이 아니라 이전 정부때 잠재했던 문제점과 모순이 공교롭게도 참여정부 때 와서 터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보통과 실망이라도 응답한 CEO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여정부의 정책이 너무 오락가락해 국민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고 실망감만 안겨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참여정부의 정책에 대해 만족한다는 답변은 6%에 그쳤으며 매우 만족한다는 답변도 2%밖에 되지 않았다. 

 

 ◇국내 IT경기 회복 시기

 세계 경제의 쌍두마차인 미국·일본과 유럽의 경제가 빠른 속도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갖가지 사회 문제에 태풍쇼크까지 겹치면서 불황의 터널에서 헤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경제는 노조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이미 수조원 가까운 생산차질을 기록하고 있는데 태풍 ‘매미’까지 강타하면서 악재가 겹친 형국이다.

 주요 연구기관들은 태풍의 직격탄을 맞은 한국경제가 당초 예상했던 3∼5%의 성장을 이룩하지 못하고 2% 이하로 곤두박질칠 것을 염려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 경기 회복이 이런 속도로 진전된다면 국내 IT경기 회복도 예상보다 빨리 올 수 있을 것이란 조심스런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 국내 IT경기 회복 시기에 대해 가장 많은 응답자(44%)가 내년 상반기라고 답했다.

 이어 29%는 내년 하반기, 15%는 연내에 가능하다고 답했다. 이미 시작됐다는 답변도 3%나 돼 눈길을 끌었다. 8%는 워낙 경기가 한치 앞을 볼 수 없을 정도로 혼미해 예상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부품·소재 업체 CEO들이 경기 회복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반면 포털 등 인터넷업체 CEO들은 상대적으로 긍정적으로 예상했다.

 

 ◇경기회복 걸림돌은

 역대 대통령 가운데 그 누구보다도 노동자편이라는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 출범에도 불구하고 노사문제는 참여정부의 발목을 잡고 있다.

 IT업계 CEO들도 국내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는 것으로 남북문제, 노사문제, 정치불안, 세계경기 침체, 정부 정책 부재, IT경기 부진 등을 들며 이 가운데 노사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30%) 이라고 지적했다. 노사문제에 이어 지난 수년간 고전을 면치 못한 세계경기 침체가 28%로 뒤를 이었다.

 정부에 대한 불만도 상당히 높아 22%가 정책 부재 때문에 국내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북한 핵문제가 외국인 투자 위축 요인이라며 남북문제를 경기 회복 걸림돌로 지적한 응답도 9%나 됐다. 이와관련 대부분의 응답자들은 북한 핵문제와 외국 자금 유치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며 이의 조기 해결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거대 야당과 중심축이 없는 여당 등 정치 불안 문제가 9%의 비중을 차지했으며 IT경기 부진 때문에 국내 경기도 덩달아 가라앉아 있다는 응답도 2%나왔다.

 

 ◇개성공단에 대한 기대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를 중심으로 북한 개성에 대규모 공단 조성이 추진되고 있는 데 대해 CEO들은 부정적 의견이 많았다. 응답자의 55%는 “비즈니스적인 이득보다는 남북 교류 활성화 차원의 상징적 사건이 될 것”이라며 개성공단에 큰 기대를 걸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개성공단이 중소제조기업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한 응답은 19%에 그쳤다. 개성공단에 부정적인 CEO들은 개성의 인프라에 의구심을 나타냈으며 “개성으로 갈 바에야 아예 중국이 낫다”는 입장을 보였다.

 개성공단에 대해 기대할 게 없다는 대답이 실제 중기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란 답변과 비슷한 15%나 됐다.

 또 최근 심화되고 있는 제조업 공동화 타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답변도 예상보다 적은 9%에 그쳐 개성이 중국을 대체할 유망 공단으로 부상하기에는 한계가 있음을 시사했다. 이밖에 기협중앙회가 개성공단 부지의 평당 가격을 10만원 이하로 하는 등 ‘당근’을 제시하고 있음에도 관심없다는 답변도 2%나 됐다.

 

◇2만달러 시대 조기구현을 위한 조치

 참여정부가 개인소득 2만 달러를 새로운 국정 아젠다로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정책 역량을 쏟고 있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지난 95년 국민소득 1만달러(1만823달러)를 처음으로 돌파한 이후 8년째(지난해 1만13달러)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CEO들도 새로운 시대 화두로 부상한 ‘2만달러 시대’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이들은 2만달러 시대 조기 구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각종 규제 철폐와 글로벌 차원의 표준 도입이 시급하다(37%)고 지적했다. 또 정부가 최근 성정한 10대 신성장 동력에 적극 투자 하는 것도 2만달러 시대를 이루는 견인차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28%).

 이어 최근 불거지고 있는 노사 불안정을 우려하며 노사 안정 역시 2만달러 시대의 필수 요소(18%)라고 답했다. 글로벌 표준 도입, 10대 신성장 동력 투자, 노사 안정 같은 3가지 조치가 전체의 80%가 넘은 가운데 수출확대와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적절한 역할 분담이 각각 7%를 차지하며 뒤를 이었다. 남북 문제의 원활한 해결이 2만달러 시대에 가장 중요한 현안이라는 응답도 3%나 됐다.  

 

 ◇주가지수 전망은

 경기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주가 지수에 대해 CEO들은 특별한 상승 모멘텀이 없는 현실을 걱정하면서도 과반수가 넘는 66%의 응답자들이 올해 거래소 지수에 대해 700∼800선은 유지 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한국 주식시장도 미국 등 세계 시장과 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면서 미국 등의 주식시장이 점차 회복세로 접어 들고 있는 현실이 한국시장에도 큰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응답자의 9%는 거래소 지수가 800∼900선으로 상승하며 예전과 같은 활황세를 기록할 것이라고 답했으며 900 이상이라고 답한 CEO도 있어(1%) 시선을 모았다.

 하지만 부정적인 전망도 만만치 않았다. 즉 600∼700선으로 낮아질 것이라는 응답자도 23%나 됐으며 1%는 600선 이하로 곤두박질칠 것으로 내다봤다. 응답자들은 또 삼성전자, 삼성SDI, SK텔레콤, KT, LG전자 등 경기 관련 우량주가 유난히 많은 IT업종의 특성을 감안한 듯 IT관련 종목이 여전히 증시의 꽃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참여정부의 IT정책에 대한 만족도

 역대 대통령 중 IT 분야에 가장 해박하다는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함에 따라 IT업계도 그 어느 때보다 정부의 IT관련 정책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김영삼 정부의 ‘정보고속도로를 건설하자’와 김대중 정부의 ‘벤처가 살길이다’라는 슬로건에 이어 참여정부는 ‘실질과 효율이 우선하는 정보화’를 추구하고 있다. 즉 국가발전과 국민복지 향상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소위 ‘효율적 정보화’를 추진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청와대에 정보과학기술보좌관실이 만들어지고 관계부처 장관 모임이 정기적으로 이뤄지는 등 역대 어느 정부보다 IT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요 CEO들이 느끼는 참여정부의 IT정책에 대한 만족도는 높지 않게 나타났다. 63%의 CEO들이 ‘보통’이라고 응답했으며 ‘만족한다’는 대답은 14%에 불과했다. ‘매우 만족한다’는 아예 한 사람도 없었다. 반면 실망한다’와 ‘매우 실망한다’는 각각 20%와 3%로 나타나 전반적으로 만족보다는 불만족에 가까운 응답을 했다. 특히 참여 정부 출범시 잔뜩 기대를 걸었던 중소·중견기업의 CEO들이 상대적으로 대기업 CEO들보다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공동화 현상 타개책

 우리나라의 제조업 임금이 중국의 20배나 되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제조분야 국제경쟁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최근 주5일근무제 확산과 노조 강성화에 따른 무리한 임금인상으로 제조업체들이 경영환경 악화를 호소하면서 잇따라 해외이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제조업 공동화에 대한 위기감이 날로 증폭되고 있는데 CEO들은 이를 타개할 수 있는 최고의 방안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교류 확대 및 적절한 역할 분담(32%)을 꼽았다. 또 고가 최첨단 제품의 경우 일본, 그리고 저가 제품은 중국을 겨냥해 일본과 중국을 능가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과 정책을 발굴, 시행해야 한다는 것을 둘째 방안으로 지적했다(29%).

 그리고 10대 신성장 동력을 조기 구현하는 것도 제조업 공동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란 응답이 13%를 차지하며 셋 째를 차지했다. 이밖에 동북아 허브 조기 구현과 개성공단을 활용하자는 대답도 각각 12%와 6%나 되면서 하나의 대안으로 거론됐다. CEO들은 기타 사항으로 노동 유연성 확대와 고용 및 임금 안정, 그리고 중소 제조업 지원금 확대와 노사문제 해결 등을 꼽기도 했다.



 ◇이공계 기피 대책

 정부가 전문성을 갖춘 이공계 출신을 정책결정 과정에 참여시켜 국가경쟁력을 높이려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선 3급 이상 고위직은 행정직과 기술직 구분을 없애고 4급 이상은 기술직 비율을 오는 2010년까지 30%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현재 행정직 위주인 4급 직위를 복수직위로 운영, 기술직 공무원에게 개방하는 한편 행정직과 기술직간 ‘협력’과 ‘경쟁욕구’를 동시에 유발시키기 위해 오는 2005년까지 행정고시와 기술고시를 행정고시로 통합, 운영할 예정이다.

 여기에 2008년까지 연차적으로 5급 공무원 신규채용시 50%를 기술직으로 채용한다는 것이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56%)은 정부의 이같은 이공계 전공자의 공직 진출 확대 정책에 대해 “이공계 기피현상을 타파하는 데 긍정적 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1급 이상 기술직이 고작 3%인 행정직 위주의 현 공직사회에서 기술직이나 외부 특채공무원이 쉽게 적응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있듯 “별 영항이 없을 것”이라는 대답도 35% 나왔다. 5%는 아예 “도움이 안된다”며 매우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모르겠다는 대답도 4% 였다.

 ◇IT업계 최대 이슈

 초고속인터넷 1위, D램 1위 등 한국의 IT가 전세계에서 성과를 드높이고 있다.

 내로라하는 세계 선진국들이 한국의 IT 수준를 부러워하는 현실에서 현재 한국의 주요 IT기업 CEO들이 생각하고 있는 최대 이슈는 무엇일까. 응답자들은 10대 신성장 동력을 1위(38%)로 꼽았다.

 이어 통신·방송 융합이 16%의 지지를 받아 그 뒤를 이었다. 이는 컴퓨터·방송·통신간 상호 결합이 최근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응답자들은 통신과 방송 융합이 급물살을 타면서 서로 다른 분야로 고정돼 있던 각각의 영역이 개별 미디어의 독자성과 독립성이 약화되는 동시에 서로 다른 미디어간 결합도 가속화되고 있다고 본 것이다.

 하나로통신의 경영방식에 대한 향방 등에 대해 정부와 민간기업이 서로 다른 견해를 보여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통신시장 구조조정문제도 16%의 비중을 얻었다. 이밖에 무선망 개방(10%)과 정보격차 해소, 바이러스 창궐 등 정보화 역기능에 대한 이슈도 10%를 차지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정부부처간 업무조정 및 조직개편에 대한 요구는 9%로 작았다.

 ◇IT분야 10년후 최대 경쟁국

 한국의 IT수준이 10년 후에도 ‘메이저’ 대접을 받을 수 있을까. 스피드가 생명인 디지털 시대에서는 아무도 이를 자신할 수 없다. 그럼 10년 후 우리를 위협할 한국의 최대 경쟁국은 어디일까.

 이에 대해 압도적인 응답(84%)은 중국이었다. 13억 인구를 바탕으로 중국은 최근 세계 IT시장의 혜성으로 급부상하고 있는데 이런 속도라면 20년 후에는 최강 미국마저 따돌릴 것이라고 내다본 것이다.

 이미 중국은 세계최대의 휴대폰 사용국가며 여러 전자제품에서 세계 1위 생산국가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제조뿐 아니라 세계적 연구개발 센터도 속속 중국에 둥지를 틀고 있는 실정이다. 응답자들은 이같은 저력을 고려할 때 한국이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중국이 10년 후 한국을 가볍게 뛰어 넘는 것은 물론 한참 앞서 있을 것이라고 일제히 경고했다. 이어 일본과 미국이 각각 4%로 2, 3위를 보였다. 이밖에 저임의 우수한 소프트웨어 인력이 풍부한 인도는 3%, EU와 아세안은 각각 2%와 1%였다.

 ◇10대 신성장 동력에 대한 타당성은

 한국경제를 지탱해온 IT산업이 정부의 10대 신성장 동력 선정으로 또 한번의 ‘힘’을 보여줄 때가 오고 있다. 정부가 최근 한국의 미래를 걸머질 10대 신성장동력으로 △디지털TV·방송 △디스플레이 △지능형 로봇 △미래형 자동차 △차세대 반도체 △차세대 이동통신 △지능형 홈네트워크 △디지털 콘텐츠 △바이오 △차세대 전지 등이다. 디지털방송 등을 선정한 데 대해 응답자의 27%는 대체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높은 분야가 선정됐다며 만족해 했다.

 하지만 응답자의 59%는 실현 가능성보다는 정부나 기업의 의지가 더 중요하다고 지적, 향후 정부의 적극적인 뒷받침을 요구했다.

 10대 신성장 동력 품목에 대한 반대도 만만치 않았다. 응답자의 9%는 실현 가능성이 낮은 품목이 많아 교체가 필요하다고 했고 2%는 아예 전면 재조정을 주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10대 품목 외에 게임, 영화, 캐릭터, 엔터테인먼트 같은 문화콘텐츠가 빠진 것이 아쉽다는 대답이 많았으며 인터넷전화, 모바일, 첨단 금융서비스, 전자상거래, 스마트카드, 전자태그(RFID) 등 구체적인 품목을 지적한 응답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