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가 최근 발표한 종합 연구개발(R&D) 특구 조성 계획은 그동안 연구개발에만 치우쳐온 대덕밸리를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 기대를 모은 바 있다. 시는 특구 조성안을 통해 오는 2010년까지 총 2조5800억여원을 투입, 대덕연구단지에 국제적 연구개발 네트워크를 형성해 명실상부한 R&D 핵심 거점 지역으로 개발해 나간다는 구상을 세웠다.
하지만 시의 이러한 계획도 칼자루를 쥔 과기부의 최종 ‘낙점’이 없는 한 ‘공염불’이 될 수밖에 없는 쪽으로 전개되고 있다. 특구 지정을 당연시한 중·장기 계획인 탓에 일부에서는 대전시의 이같은 구상에 대해 실효성 여부에 고개를 내저었다. 하지만 지난 29일 연구단지 30주년 기념에 참석한 고 건 국무총리가 대덕밸리 R&D 특구 지정 건의에 대해 “R&D 특구를 지정한다면 당연히 대전이 우선 지정될 수밖에 없다”며 당위성을 인정하는 발언을 함에 따라 대전시의 걱정을 한시름 덜게 했다. 과기부 역시 최근 대덕밸리를 종합 R&D 특구로 지정하는 방안을 사실상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시로서는 1년여동안 끌어온 특구 유치에 자신감을 더해 가고 있다.
그럼에도 대전시는 전전긍긍하고 있다. 다름 아닌 종합 R&D 특구를 위한 특별법 제정 문제. 법이 제정돼야 정부의 예산 및 세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기 때문이다. 올 정기 국회를 통과한다 해도 내년에야 특구를 공식 출범시킬 수 있다. 그러나 대전시가 고대하던 R&D 특구 지정을 위한 특별법은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과기부가 특별법 제정을 위해 노력했지만 결과적으로 힘센 타 부처에 밀려 국회에 상정조차 못했다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미 인천 송도 일대를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한 재경부가 대덕밸리를 앞세운 과기부와 동북아 R&D 허브자리를 놓고 자존심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재경부는 이미 지역 특화법을 국회에 제출,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대덕에서는 “과기부가 정통 관료 출신이 즐비한 재경부에 밀렸다더라”는 소문만 무성하다.
부처 파워 논리가 자칫 대한민국의 싱크탱크의 본산인 대덕밸리 성장을 가로막게 되지나 않을까 우려되는 대목이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