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투데이]"그리드는 휴대용 슈퍼컴"

금융ㆍ의약ㆍ에너지ㆍ게임 등 큰 수혜 전망

 장소와 상관없이 막강한 컴퓨팅 파워와 서비스,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그리드가 인터넷과 월드와이드웹을 잇는 차세대 컴퓨팅 환경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리드 예찬론자들은 그리드가 결국 ‘휴대용 수퍼컴퓨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토마스 호크 IBM 그리드컴퓨팅 부장은 “그리드를 활용하면 예전엔 상상할 수 없던 기술적 혜택을 누릴 수 있다”며 “특히 의약 ,국방 및 안보, 비디오 게임 분야에서 곧 큰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과학재단(NSF)의 ‘사이버인프라개발추진위원회’ 다니엘 앳킨스 위원장은 “그리드 컴퓨팅이 새로운 과학 활용 방식을 창출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호크 부장은 “인터넷이 컴퓨터들끼리 의사소통을 하게 하는 것이라면 그리드 컴퓨팅은 컴퓨터들이 함께 작업을 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앳킨스 위원장은 “그리드가 차세대 사이버 인프라가 될 것”이라며 “그리드는 데이터, 디지털 도서관, 온라인 도구, 협업 도구 등 필요한 모든 자원들을 포괄하고 있어 무엇을 하든 필요한 것들을 집합시켜 하나의 종합 환경을 만든다”고 말했다.

 그리드 컴퓨팅의 초기 5대 수혜 산업으론 투자 위험 분석 등의 금융서비스, 암 연구 및 신약 개발 등 의약 분야, 석유 시추와 관련된 에너지 산업, 복잡한 기계 설계 등의 제조 분야, 디지털 캐릭터를 창작하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꼽힌다.

 일부 그리드는 이미 준비된 상태다. 미국 에너지부는 멀리 떨어진 연구소들을 연결한 ‘과학그리드’를, 미 항공우주국(NASA)은 ‘정보파워그리드’를 각각 운영하고 있다. 미 과학재단은 미국내 주요 컴퓨팅 센터를 연결한 ‘테라그리드’를 구축중이다. 유럽과 일본도 자체 그리드를 세우고 있다.

 그리드 컴퓨팅 수요는 분명하다. 지금도 그리드는 엄청나게 밀려드는 과학, 엔지니어링, 상용 데이터들로 넘쳐나고 있다.

 지난 86년에 가장 빠른 컴퓨터 네트워크는 초당 5만6000비트의 정보를 전화 모뎀으로 보낼 수 있었다. 이는 책 3쪽 정도를 채울 수 있는 데이터량이다. 반면 요즘은 1초에 200만장 이상을 채울 수 있는 400억비트의 데이터량이 주요 수퍼컴퓨터들을 연결한 링크를 따라 이동하고 있다. 이는 17년 전의 네트워크에 비하면 70만배 더 빨라진 것이다.

 오늘날 초고속 컴퓨터들은 초당 테라바이트(1조바이트)의 데이터를 처리하고 있으며 점점 페타 바이트(1000조바이트)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엑사바이트(100만조바이트) 시대도 머지않았다고 본다. 아르곤국립연구소의 이얀 포스터 연구원은 “컴퓨팅 속도가 빨라졌지만 과학자들의 요구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리드에 대한 상업적 관심도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제조 및 소매업체, 금융회사, 건강 및 보안 관계자, 영화사 등이 그리드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증권사 찰스슈왑이 IBM의 그리드 컴퓨팅 시스템을 사용해 고객들에게 실시간 투자 조언을 제공하는 것이 한 예다.

 NSF는 그리드 컴퓨팅을 지원하는 ‘고급 사이버인프라 제도 프로그램’에 매년 10억달러를 지출하도록 권고했다. 그 밖에 대학, 연구소, 민간 업체들도 그리드 개발에 수백만달러를 댈 것으로 예상된다.

<제이안기자 jayahn@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