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DVD 경쟁 `안갯속`

 소니의 ‘블루레이’와 도시바의 ‘AOD’가 DVD에 이은 차세대 광디스크 자리를 놓고 규격경쟁을 하는 가운데 마쓰시타 등이 ‘개량형 DVD’라는 새 규격을 들고 나왔다. 이에따라 지금까지 양대 진영으로 나뉘어졌던 차세대광디스크 표준주도권 경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25일 히타치, 마쓰시타 등 일본 전자업체를 중심으로 일본, 미국, 유럽의 216개 업체가 인터넷접속기능과 고속녹화능력을 갖춘 소위 ‘개량형DVD’ 규격을 올 연말까지 공동 개발, 내년부터 출시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왜 개량형인가=개량형DVD규격이 고개를 든 것은 ‘차세대광디스크 시대는 일러도 디지털방송이 정착되는 2007년 이후가 될 것’이란 업체들의 판단이 작용했다. 본래 차세대광디스크 규격이 주목받은 이유가 기존 DVD녹화방식으로 2시간짜리 디지털 방송을 한 장에 녹화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디지털방송 보급이 늦어지고 아날로그방송시대가 길어질 경우 굳이 차세대광디스크가 아니라도 충분하다. 이에 따라 세계 DVD표준단체인 ‘DVD포럼’에 가맹한 업체들을 중심으로 현재의 DVD녹화규격을 향상시킨 개량형DVD를 개발하기로 합의한 것. DVD포럼에는 도시바, 파이어니아, IBM, 타임워너 등이 가맹해 있다.

 ◇어떤 제품인가=개량형DVD는 인터넷 접속과 고속녹화기능에 초점이 맞췄다. 개량형DVD는 영화·음악 데이터 뿐만 아니라 인터넷 접속과 관련된 홈페이지주소, 접속인증 등의 데이터을 기록할 수 있다. 즉 소비자는 개량형DVD를 재생하는 동시에 PC를 통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게 된다.

 인터넷 접속 지원 기능은 화면의 오른쪽에 영화를, 왼쪽에 장면에 대한 감독의 해설을 제공할 수 있는 새 서비스를 가능하게 한다. 또 개량형DVD의 콘텐츠를 암호화해, 인터넷 인증을 거쳐야만 재생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도 갖추었다. 영화업체는 도시바 중심으로 개발되는 인터넷 인증 등 네트워크 기술을 통해 개량형DVD의 소유자를 파악, 불법복제시 시청할 수 없도록 해 저작권 보호를 강화할 수 있다. 고속녹화기능도 향상돼 기존의 최고 3배속을 자랑하는 ‘DVD 램’의 경우 히타치를 중심으로 5배속까지 높일 예정이다. ‘DVD-R’의 경우 기존 4배속을 8배속까지 높일 계획이다 DVD-램은 같은 디스크에서 여러번 녹화를 할 수 있는 규격이며 DVD R은 한번만 기록할 수 있다.

 ◇시장 영향=개량형DVD는 기존규격을 유지하며 성능을 향상시키는 방식이기에 최근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DVD리코더 시장에 호재가 될 전망이다. 개량형 DVD는 올해 들어 미국 유럽시장의 급성장으로 팽창일로에 있는 DVD리코더 시장을 가속시킬 엔진역할을 할 전망이다. 일본의 DVD리코더시장은 올해 125만대, 내년 220만대, 2007년 470만대 규모 등 급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반면 블루레이를 조기에 보급시키려는 소니의 전략은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소니는 올 4월 세대 교체를 노리고 세계 최초의 블루레이 녹화재생기를 출시한 바 있으나 35만엔 전후의 가격 벽에 부딪쳐 사실상 판매답보상태에 있다. 파이어니어 등 경쟁사들은 출시시기를 미루고 있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