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포럼]M&A로 활로 찾자

 “한지붕 여러가족이 되자.”

 한동안 보통 상식을 갖춘 국민들의 가치관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던 ‘스와핑’에 대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지난해 11월말 기준으로 시가총액 약 76조원(참고로 지난해 우리 정부 예산이 약 112조다)인 삼성의 예를 들기 위함이다. 삼성은 거래소 시장의 22%를 차지하고 지난 3분기에만 매출 11조원에 영업이익 2조원을 달성한 국민대표 기업이다.

 이런 삼성전자는 한 회사 안에 사업부문별 총괄 조직 4개에 전사를 총괄하는 대표이사 부회장이 있고 대표이사 사장만 여러 명이 있다.

 필자가 재직중이던 80년 후반, 그러니까 반도체 사업을 차세대 사업으로 육성할 당시만 해도 반도체 사업 때문에 회사가 흔들거린다는 얘기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반도체가 회사의 효자 사업군으로 삼성전자의 가장 핵심사업중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뿐만 아니라 휴대폰, TFT LCD, 디지털TV 등 각각의 사업 부문이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며 회사 전체의 매출 및 이익 창출에 커다란 기여를 하고 있다.

 흔히 대기업과 벤처기업의 특징을 얘기할 때 간결한 정의중의 하나가 대기업은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가 가능한 기업이고 벤처기업은 ‘커다란 현금투자 없이 스타 제품을 만들어 내는’ 기업이라는 것이다. 온라인 게임 ‘리니지’의 신화를 이룬 엔씨소프트와 같은 회사가 벤처기업의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갖은 고생을 하다가 ‘리니지’라는 온라인게임으로 딛고 일어선 것이다.

 그러나 약 890여개 기업이 등록된 코스닥시장을 보면 시가총액 1000억원 미만의 기업은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의 관심을 끌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름도 모르게 등록된 업체도 부지기수요,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 모르는 회사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소위 ‘게임주’로 분류되는 20여개의 게임업체만 보더라도 NHN을 제외하고는 그 규모면에서 평균 수준에 못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심지어 본업이 게임이 아닌 곳도 몇몇 있기는 하다.

 이러한 사례는 무엇을 말해주는 것일까. 히딩크 감독이 총애했다는 이영표, 송종국 선수처럼 이젠 기업도 소위 ‘멀티플레이어’가 돼야 한다는 것이 아닐까. 네트워킹 시대 기업의 생존전략중 하나가 여러 핵심 역량을 두루 갖춰야 하는 것인데 이것이 말처럼 쉽지가 않다. 특히 이제 막 성장하려는 기업은 더욱 그러하다.

 이런 갭(gap)을 넘어설 수 있는 대안중의 하나가 ‘한지붕 여러가족’, 즉 과감한 기업의 인수합병(M&A)이다. 개발을 잘 할 수 있는 회사, 마케팅에는 일가견이 있는 회사, 해외 세일즈에는 자신있는 회사 혹은 고유의 사업 영역에 있어서 서로 협력을 할 수 있는 회사들은 어느정도 성장한 후 회사 특성에 맞춰 서로 ‘윈윈’할 수 있는 투명한 연대가 필요하다.

 비록 시장의 차이가 있을 수 있겠으나 미국의 나스닥시장을 보더라도 기업공개 대 인수합병의 비율이 98년 기준으로 7.7%밖에 되지 않는다. 즉, 나머지 92% 이상이 인수합병으로 기업공개의 효과를 봤다. 실리콘밸리의 유명한 벤처캐피탈리스트인 팀 드래퍼가 투자했던 ‘핫메일’의 신화도 마이크로소프트와의 인수합병 없이는 불가능했다. 국내에서도 현재의 NHN이 만일 ‘네이버’와 ‘한게임’이 각각 다른 회사로 운영됐을 때 지금 같은 국내 포털 시장의 절대강자가 될 수 있었을까?

 한가지 반가운 소식중의 하나는 올 3월부터는 국내에서도 인수합병에 관한 불합리한 여러 규제들이 개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10년만에 제일 많이 내렸다는 지난해 첫눈처럼 올해에는 많은 국내 중소 업체들이 궁합 맞는 좋은 업체들과 서로 상생의 결합을 해서 국제 경쟁력을 갖춘 ‘작지만 강한 기업’으로 거듭 나기를, 그런 기업이 많이 생겨 침체된 국내 경제가 다시 한번 도약하기를 마음 깊이 바라면서 갑신년 1월을 맞는다.

 ◆ 지오인터랙티브 김병기 사장 peter@zi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