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권하는 사회…`짝퉁` 판친다

사이버 밀수수법도 지능화…음란물·마약까지 품목 확산

 “‘프라다’ 가방 이미(이미테이션)로 구하면 얼마 정도인지 알려주세요.”

 요즘 한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가짜 ‘명품’을 찾는 수요자들의 주문이 끊이지 않는다. 회원제로 운영되는 이 사이트에는 진품은 아니지만 디자인은 물론 재질까지도 똑같은 이른바 ‘스페셜A’급 가짜 명품들이 즐비하게 전시돼 있었다.

 회원이 사이트에 올려진 사진을 보고 운영자에게 메일이나 메신저로 주문을 내고 금액을 지불하면 거래가 이뤄진다.

 중국에 거주한다는 이 사이트 운영자는 소개글에서 “회원님들의 원하는 물건이 있을 때 상품에 대한 약간의 정보만 제공해 주신다면 저의 인맥과 노하우로 이 넓은 땅덩어리에서 성심성의껏 찾아 드리겠습니다”란 친절한 설명을 덧붙이고 있었다.

 이태원, 남대문, 동대문시장 등에서 볼 수 있던 은밀한 거래가 이제는 인터넷 상에서 성행하고 있다. 한 검색표털에에서 ‘짝퉁(가짜 상품을 뜻하는 은어)’이란 단어로 검색한 결과 그 수가 무려 200여개에 달했다. 이 가운데 단순히 가짜 상품에 대한 정보만 공유하는 곳도 있지만 앞서 언급한 곳처럼 실제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사이트도 다수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 한명호 팀장은 “과거에도 커뮤니티 등에서 가짜 상품 거래가 이뤄지고 있었지만 최근에는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다”며 “작년부터 음란물뿐만 아니라 위조품 밀거래도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면서 비단 가짜 상품뿐만 아니라 음란물, 마약까지 사이버 상에서의 밀수는 점차 규모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사이버 밀수 검거실적은 47건, 42억원 가량으로 전년보다 건수는 4% 증가에 그쳤으나 금액은 105%나 늘어났다.

 사이버 밀수 수법도 조직화, 지능화되고 있다. 과거 가내수공업 형태로 가짜 상품을 소량 생산하던 방식에서 인터넷을 통한 네트워크화로 밀수가 조직화되고 있다. 또한 10만원 이하의 소액물품을 개인이 사용할 목적으로 들여올 경우 관세가 면제된다는 점을 악용해 고의로 물품가격을 10만원 이하로 낮춰 신고하거나 특정인이 여러 사람 명의로 분산 수입하는 방법으로 부당하게 면세받아 판매하는 행위가 다수 적발되고 있다.

 이에 따라 관계 당국은 사이버 밀수에 대한 단속 강화에 나섰다. 관세청은 우범 사이트 100여개를 대상으로 불법 수입물품 판매 여부 등을 집중 관리하고 혐의가 잡히는 사이트에 대해 기획 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또 사이버 밀수 단속센터 인원을 5명에서 10명으로 늘리고 인터넷 검색이 뛰어난 민간인 30명을 자원봉사 사이버 검색요원으로 뽑기로 했다. 아울러 검·경찰과 식품의약품안전청, 소비자보호원 등 유관 기관과 협조체제를 구축해 쇼핑몰업체 등록정보 등을 수시로 확보할 계획이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도 사이버 밀수에 대한 기획 조사를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사이버 밀수는 실제 거래가 이뤄지는 현장이나 증거물 확인이 쉽지 않고 인터넷 상에서 개인정보보호 등의 이유로 수사 절차가 복잡하기 때문에 관계 당국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