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IT를 위한 IT 지양"

 국민은행의 올해 정보화 전략은 ‘신구 시스템 간, 현장 업무와 IT 간’의 조화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지난달 말 국민은행 전산정보그룹의 새로운 수장으로서 업무를 시작한 김영일 부행장(50)은 ‘IT를 위한 IT’가 아닌 실제 비즈니스 혁신을 지향하는 정보시스템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는 지난 82년부터 구 주택은행의 전략기획팀장, 경영전략부문장과 통합 국민은행의 개인고객본부장 등 현장업무를 두루 거친 김 부행장이 가진 금융 정보화에 대한 소신이다.

 특히 최근 몇몇 은행들이 유닉스 환경의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추진하는 가운데 올해 추진될 국민은행의 신기술(차세대시스템) 도입은 기존의 메인프레임 시스템과 병행 또는 융합되는 방향이 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 부행장은 “레거시는 과거 경험과 실패를 극복한 노하우가 내재된 것으로 구시대 유물 또는 시스템으로 인식하기 보다는 새로운 발전을 위한 ‘능력·가능성(capability)’ 시스템으로 보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

 국민은행 전산정보그룹은 최근 역량 응집 및 강화를 겨냥한 조직개편과 인사를 마쳤다. 김 부행장은 그룹 내 7개 부서의 인사를 완성하면서 기존에 사용되던 ‘차세대’ ‘기획’ 등의 명칭을 없앴다. 김 부행장은 “차세대라는 개념에 초점이 맞춰지면 결국 IT만의 축제에 머무는 우를 범할 수 있다”면서 내부적으로도 차세대보다 ‘신기술’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또 올해 IT 투자와 관련해 4가지 순차적인 원칙을 제시했다. ‘비용절감 효과’가 우선이고 ‘고객의 편의와 만족도 제고’ ‘업무 프로세스 혁신’ ‘IT 직원의 업무 효율성’ 등이 그것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내부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기술 연수 등 입체적인 지원사업도 본격화된다. 김 부행장은 “그동안 신기술 도입과 관련해 해당 사업부와 현업 시스템 운영부서간 융합이 부족했다”면서 “각 부서의 지적 역량을 존중, 공유해 모든 부서가 기획 부서로서 오너십을 갖도록 하고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겠다”고 강조했다. 노력하는 직원을 지원하고 정당한 경쟁에 따른 성과주의를 구현한다는 취지다.

 김 부행장은 “유럽·미국 등의 해외 은행들은 자체 IT직원이 직접 시스템을 개발해 현업 지점과 사업부를 대상으로 영업을 한다”면서 “우리도 내부 기술 경쟁력과 비즈니스 마인드를 제고해 이같은 시대를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