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3폰 꼬인 실타래 소비자들이 푼다

그동안 음원권리자단체와 LG텔레콤만의 분쟁으로 비쳐졌던 MP3폰의 저작권에 대한 이슈가 전환점을 맞게 될 전망이다. 지난주 말 ‘해산’직전까지 갔던 ‘MP3폰 저작권 침해논란을 해결하기 위한 협의체’가 일단 성격 재정립에 나설 움직임인 데다 좁은 틀의 지루한 논쟁에 지친 소비자들이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MP3폰 저작권문제의 향방은 일단 체계적인 조직를 갖추기 시작한 소비자들이 주도할 공산이 커지고 있다.

 ◇협의체 ‘본연’의 임무로=지난 14일 열렸던 협의체 회의에서 구성원들은 ‘협의체가 제대로 운영될 수 있을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문제에서 한발자욱도 나가지 못했다. LG텔레콤의 합의안 거부와 네티즌의 기간제한재생기술의 무력화로 협의체 존립 자체가 그만큼 민감했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72시간 제한재생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LG텔레콤의 기존 입장이 재확인되면서 협의체의 무력감은 극에 달했다.

 구성원들은 회의 끝에 오는 20일까지 협의체의 존속 여부를 포함한 협의체 운영방안에 대한 내부 의견을 재취합하기로 하면서 ‘LG텔레콤의 입장 변화가 없으면 14일 협의체 해산을 결정하겠다’던 당초 입장에서 물러섰다.

 한 참가자는 “언제까지 LG텔레콤에 얽매일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해 LG텔레콤을 제외하고 협의체를 운영하자는 의지를 밝혔지만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게다가 합의안에 동조했던 SK텔레콤과 KTF 측이 LG텔레콤 측의 독자노선을 더는 방치할 수 없다며 MP3파일의 무료 재생으로 정책을 바꿀 경우 사태는 걷잡을 수 없게 된다.

 ◇기존 합의안의 재검토 가능성=협의체 구성의 근거가 된 지난달 2일 합의문에는 현재 소비자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힌 ‘72시간 제한재생’ 부분이 한시적 조치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필요한 경우 위 협의체에서 (합의안을) 재검토하기로 한다’는 내용도 있다. 이와 관련, 문화관광부 저작권과의 임원선 과장은 “20일까지 협의체 존속 여부와 함께 협의체가 지속될 경우 어떤 내용들을 논의해 나갈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취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존의 음질 및 기간제한 등에 대한 합의안은 모두 잠정적인 해결책일 뿐이라는 얘기다.

 ◇무게중심은 소비자로?=협의체가 성격을 재정립하여 활동에 나설 경우 결과적으로는 그 활동내역은 많은 부분 소비자의 의견을 반영하는 데 할애될 전망이다. 협의체에서 논의할 주요 의제인 사용료 수준과 저작권 보호 방법 개발이 모두 소비자들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문제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진보네트워크 등 소비자·시민단체들은 벌써부터 MP3폰 관련 문제에서 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모바일 전문 커뮤니티인 세티즌닷컴과 같은 인터넷 소비자 커뮤니티들도 의견 취합에 나섰다.

 특히 세티즌닷컴은 지난주 문화부와 정통부를 잇따라 방문한 데 이어 17일에는 한국음원제작자협회를 찾아 음원권리자 측에서 제시하는 ‘합법적인 사용자’ 보호대책을 듣기로 했다. 이 같은 소비자차원의 움직임은 소비자들의 비난을 사 온 음원권리자단체들에도 기회가 될 전망이다. 음반업계의 한 관계자는 “때때로 음원권리자들의 당연한 행동이 소비자들에게는 집단 이기주의로 비치는 경우가 많았다”며 “소비자 관심이 커지는 지금 오해를 불식시키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유료 음악 파일의 가격을 원점에서 소비자와 논의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진영기자 jych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