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중소휴대폰업계가 패닉에 빠졌다. 국내 대표적인 중견 휴대폰업체인 세원텔레콤이 지난 5월 법정관리를 신청한 데 이어, 26일 텔슨전자마저 올 여름을 넘기지 못하고 화의를 신청했다. 올 초에는 모닷텔 등 몇몇 중소업체가 부도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중국 수출길이 막히고, 금융권의 자금 상환 요청도 끊이지 않는다.
경영난에 봉착한 중견·중소휴대폰업체는 시장다변화와 구조조정을 서둘렀지만, 역부족이었다. 금융권에 경영권을 넘기고 보따리를 싼 최고경영자(CEO)도 있었다. 매출 3000억원의 회사가 1년만에 부채상환에만 1000억원이 넘는 돈을 쏟아붓기도 했다.
뒤늦게 정부가 나섰지만, 생색내기에 그쳤다. 정보통신부는 중견·중소업체 최고경영자(CEO)를 모아놓고, 업계의 어려움을 경청했지만 그뿐이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CEO는 “처음부터 정부에 뭘 기대한 게 잘못이었다”며 “대안은 없고, 원인분석만 하다 끝났다”고 했다. 물론 정통부의 역할에도 한계가 있었겠지만 아쉬움이 많다.
어찌보면 이들 스스로가 자초한 결과이기도 하다. 상당수 기업이 연구개발은 뒷전이고, 가격 경쟁을 일삼았다. 물량은 늘어나도 수익은 줄었다. ‘이대로는 공멸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와도, 일단 팔고보자는 식이었다. 하지만 휴대폰이 국가 전략 산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정통부의 대응은 매우 소극적이었다.
급기야 시장에 매물이 하나 둘 나오기 시작했다. 맥슨텔레콤 등 몇몇 업체는 그나마 대기업과 외국계 기업과 인수합병(M&A)와 협상을 벌이며, 청신호를 켰다. 외자유치를 서두르는 곳도 있다. 하지만 100여개에 달하는 중견·중소 휴대폰업체 중 몇개나 생존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불과 2년전 중국 시장이 열린다며 환호하던 모습은 온데 간데 없다. 대표적인 중견업체들마저 무너지는 마당이다. 중소업체들이 배겨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산소마스크에 의존해 하루 하루를 연명하는 중환자 같아 안타깝다. 너무 늦었다는 지적도 있지만 ‘극약 처방’이라도 내놓아야 할 때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