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실리콘 밸리로 불리며 하이테크 산업의 중심지로 뿌리를 내린 방갈로르가 사회기간 시설 등 인프라 부족으로 신음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방갈로르가 처한 어려움은 빠른 발전속도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AFP통신에 따르면 방갈로르는 급속한 성장으로 가뜩이나 열악하던 교통환경이 더욱 악화 되고, 전력 생산 부족으로 정전 사태마저 자주 발생하면서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방갈로르에 위치한 소프트웨어 기술단지인 STPI에 따르면 지난 2년간 284개 기술업체가 방갈로르로 이주해 오면서 이곳에 위치한 기업은 총 1322곳으로 늘었다.
그동안 IT 기업들이 방갈로르를 선호했던 이유는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잘 갖춰진 사회 인프라 △영어가 가능한 엔지니어 인력풀 △온난한 기후 등이 꼽혔다. 하지만 이곳에 들어오는 IT업체들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사회 기간 시설 등 부족 현상이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갈로르 지역은 지난 1985년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가 다국적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하이테크 개발센터를 설립한 이후 식당, 술집, 대형 부티크 들이 잇달아 들어서며 계속 발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정체되면서 좁은 도로와 골목길이 600만명의 인구와 200만대에 이르는 자동차로 넘쳐나고 있다. 지금도 하루 평균 600∼700대의 차량이 새로 등록되고 있다. 그런데도 교통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방갈로르에서는 작년에만 886명이 교통사고로 사망하고 있는 실정이다.
방갈로르가 위치한 카르나타카 주의 전력부족 현상도 심각하다. 현재 하루 평균 1500메가와트의 전력이 부족한 상태이며, 현재와 같은 성장 속도가 지속될 경우 5년 뒤에는 전력 부족량이 3000∼4000메가와트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호텔과 아파트가 부족해 숙박비와 집값이 치솟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이에 따라 방갈로르에 위치한 기업들은 다른 지역으로의 이주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아짐 프렘지 위프로 회장은 “최근 5년간 인프라 발전이 거의 없었으며, 향후 5년 동안 발전할 조짐도 보이지 않기 때문에 방갈로르에서 더 이상 사업을 유지하기가 어렵다”며 “성장을 위해서는 인력과 인프라가 잘 갖춰진 곳으로 옮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프로는 하이더라바드, 푸네, 뉴델리, 콜카타 등 지역으로 확장을 검토하고 있다.
아웃소싱과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네오IT의 아비나쉬 바쉬스타 관리이사도 “아웃소싱과 관련해서 고객들에게 다른 곳으로 이전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웃소싱 업체인 e4e 인디아도 인프라 측면에서 볼때 방갈로르는 갈수록 매력을 잃고 있다고 말했다.
권건호기자@전자신문, wingh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