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말기 클레임 0%에 도전한다.”
서울시 가리봉동 LG전자 정보통신사업본부 서울사업장 품질보증그룹 한 켠에 들어서면 낯익은 구호가 눈에 들어온다. 10여년간 종사해온 단말기 품질보증 업무서 실력을 인정받아 베테랑 사원으로 꼽힌 신상희 씨(29)가 직접 써붙인 구호다.
신 씨는 금성정보통신이라는 이름으로 호출기를 생산하던 10년 전부터 단말기사업부에 근무하며 품질보증 업무를 맡아왔다. 신 씨의 업무는 휴대폰 소프트웨어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검증하는 것으로, 휴대폰의 연구개발과 디자인, 생산라인을 거쳐 시장에 출하하기 직전 마지막으로 검수하는 감수자 역할이다.
신 씨는 “휴대폰은 모델당 6000가지가 넘는 사항을 체크해야 한다”며 “이렇게 방대한 사항을 체크해야 하기 때문에 1년에 고작 3개 모델 정도 소화한다”고 소개했다.
동일한 모델이라 해도 특정 국가 수출용이라면 그 국가의 주파수 대역에 맞춘 소프트웨어를 탑재해야 하며, 또 이 같은 사항에 입각해 소프트웨어를 검증해야 한다. 신 씨의 출장이 잦은 것도 이 때문이다. 한번 출장을 가면 모델 개발이 완료될 때까지 머물면서 테스트에 참여하다 보니 3∼4개월 가량 걸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신 씨는 “휴대폰이 출시돼 클레임이 없으면 가장 행복하다”며 “하지만 회사에서 열두 시간 이상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여가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아쉽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한 가지 일에 10년간 종사하다 보니 직업병 아닌 직업병(?)을 얻었다. 지하철에서나 콘서트장, 공항 등 사람이 모이는 곳에서조차 사람이 아닌 휴대폰을 먼저 보게 된다는 것. 신 씨는 아예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졸다가도 승객이 문자메시지 확인하는 소리만 듣고도 ‘저건 우리 회사 제품‘, ‘이건 다른 회사 제품‘ 등 정확하게 판별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신 씨는 휴대폰 단말기 클레임 0%를 유지하는 것이 목표다. 한 업무를 오래 하다 보니 매너리즘에 빠져 게을러질까 세운 자신만의 목표란다.
신 씨는 “어떤 일을 할 줄 안다는 것과 아주 잘 한다는 것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며 “항상 아주 잘 하겠다는 전문가적인 마음으로 스스로를 채찍질해 보다 나은 ‘나‘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희망을 간직하고 있다.
박승정기자@전자신문, sj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