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2% 부족한 스팸차단 노력

국제전기통신연합(ITU)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스팸 메일로 인한 사회적 손실은 지난해 250억달러(약 29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전체 메일 중 스팸 메일이 차지하는 비중이 65%에 이른다고 한다. 인터넷 사용자들이 원치 않는 스팸 메일로 인해 받는 시간적·정신적 스트레스, 일반 기업체에서 매일 스팸 메일 삭제에 낭비하는 시간, 네트워크 부하로 인한 업무 손실 등 스팸 메일로 야기된 피해가 날로 확산되고 있다.

 현재 정부는 이러한 스팸 피해에 대해 심각하게 인식하고 스팸 차단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스팸 차단 업체들도 기존의 솔루션에 기능을 강화하거나 기존의 방식이 아닌 새로운 방식으로 스팸 차단에 도전하는 등 기술 개발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스팸 개발자로서 이 같은 움직임을 환영하지만 그동안 스팸이 근본적으로 차단되지 못했던 이유도 짚어봐야 한다.

 우선 이용자들은 스팸 메일에 대해 추상적인 이해에 그치고 있다. 스팸 메일을 단순히 자신이 원하지 않는 광고성 메일쯤으로만 치부해 스팸 메일을 삭제하는 것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으로 착각한다. 그러나 최근 개인정보를 빼내는 피싱(phishing)에 대한 피해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스팸 메일은 바이러스, 해킹기법 등과 결합돼 진화한다. 나아가 컴퓨터 보안에도 치명타를 줄 수 있는 무서운 존재로 변모했다. 이제 우리는 스팸 메일을 단순히 귀찮은 존재가 아니라 우리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고 위협하는 공공의 적으로 재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인식의 바탕 위에 스팸 메일을 보다 적극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법·제도적인 장치와 더불어 실질적인 기술적 장치가 필요하다. 현재 정보통신부에서 ‘스팸 메일 수신량 50% 감소’를 목표로 법·제도 정비는 물론 불건전 정보 차단 기술을 개발해 보급하는 등 스팸 차단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스팸은 법과 제도의 적용 범위를 뛰어 넘어 전세계를 무대로 무차별 전송되며 스패머들은 기존의 스팸차단 방식을 교묘히 빠져 나간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훨씬 강력한 차단효과를 보일 수 있는 스팸 솔루션 기술 개발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정부가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기술 지원에 나서야 한다.

 아울러 정부가 나서서 스팸 차단을 위한 컨소시엄을 조성하거나 기술 공청회, 공개 프로젝트 등을 추진해 스팸 차단을 위한 다양한 토대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정책성 구호의 외침만으로 더는 스팸을 막을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에 덧붙여 업계에서도 스팸 메일 차단을 위한 최적의 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현재 대부분의 스팸 차단 방식은 사후 차단 방식인 필터링 기술에 기반을 두고 있으나, 스패머들은 필터링을 교묘히 빠져 나가 스팸 메일을 무차별 발송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에는 발신자 추적이나 송신자를 인증하는 방법 등 보다 혁신적인 스팸 차단 솔루션이 개발되고 있다. 특히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 아메리카온라인(AOL), 야후 등이 스팸 메일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한 IP 주소를 통한 e메일 발신자 대조·확인 등 다양한 방식으로 스팸 사전 차단을 위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음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이제 업계와 정부는 책임감을 가지고 클린 인터넷 문화 정립에 앞장서고, 이를 위한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대응법 마련에 힘을 쏟아 ‘스팸메일 발송국 세계 2위’라는 불명예로부터 벗어나야 할 것이다.

◆심동호 누리비젼 대표 ceo@nurivision.com